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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군생활회고

한미 연합 훈련. 미군과 함께했던 203 신속대응여단 공중강습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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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중 가장 재미있었던 훈련. 미군과 훈련을 왜 자주 해야 하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만든 경험이었다

[ 목차 ]

    1. 부대에 미군이 방문하다

    2021년 12월달에 미군과 공중강습훈련을 진행했었다. 

    실제 훈련은 하루 동안만 진행되었지만

    이 훈련을 성공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서 2달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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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달 어느날, 원래 보던 사람들만 쭉 봐 왔던 부대에 낯선 사람들이 입영했다. 

     

    훈련 동안만 통역 장교 임무를 수행하게 된 나는 미군들이 입영했다는 것에 긴장이 되었다.

    이제 입영을 했으니 회의를 진행할 때 내 솜씨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항공장교 준비한다고 토익 950점을 따 놓기는 했지만 그건 토익이고, 

    2023.08.13 - [군대/군생활회고] - 전역의 마음을 품고 육군 항공장교에 지원하다

     

    전역의 마음을 품고 육군 항공장교에 지원하다

    1. 육군 항공장교란 육군이라 하면 바로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바로 총을 들고 야지를 헤매는 보병일 것이다. 육군 병과에는 산을 타고 다니는 보병, 포를 쏘는 포병, 전차를 몰고 다니는 기갑,

    ltp12074.com

    오랜만에 하는 스피킹이 잘 될지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통역을 마지막으로 했던 건 2019년 학군장교 임관식 때여서 정말 오랜만에 한 셈이다.

    2023.07.31 - [군대/군생활회고] - 2019년도 학군장교 임관식 통역 임무 수행

     

    2019년도 학군장교 임관식 통역 임무 수행

    1. 2019년도 학군장교 임관식 지원에 나서다 텍사스 A&M 대학교를 다녀온 이후 어느덧 4학년 후보생으로 승급되었다. 애매하게 작아보이던 학년장에 작대기가 하나 더 붙더니 제법 모양새를 갖춘

    ltp12074.com

     

    위병소에서 미군들을 만나서 이들을 지휘통제실로 안내하였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앞자리에 미군 장교 2명이 타고 있었는데, 

    운전석에 여군이, 조수석이 남군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남군이 상급자인 줄 알아서 경례를 했는데,

    보니까 남군은 작대기 하나(중위)였고, 여군이 작대기 2개(대위)였다. 

    그래서 'Good afternoon sir'하다가 남자가 중위인 걸 확인하고 나서 'Or Ma'am'이라고 한 게 기억난다.

     

    지휘통제실로 들어선 이후로 이제 내 역할이 중요해졌다. 

    훈련은 어떻게 진행될 것이고, 헬기는 몇 대 동원될 것인지, 그리고 헬기에 몇 명이 탈 수 있는지 등의 대화가 오갔다. 

    정말로 다행스럽게도 우리 한국군 측에서 질문할 것들을 내가 성공적으로 물어봤고, 

    답변 내용 또한 잘 전달할 수 있었다. 

    카추사 인원들이 있었기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모자이크 안 한 사람이 본인

    이때, 회의 간에 인상적이었던 게 여러가지 있었다. 

    1.1. 안전보다는 실전이죠!

    우리 한국군은 어떤 훈련을 하든 간에 안전통제관을 편성한다.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미군 측에 안전통제관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물어봤더니,

    '실전이라면 없을 인원들이기 때문에 운용 계획 없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앞서 공중강습훈련을 실시한 다른 대대에서는 안전을 고려하여

    헬기가 한번에 동시에 이륙하는 것이 아닌, 차례대로 이륙했다고 한다. 

    한국군 항공부대와 협조해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군들 측에서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동시에 이륙하는 식으로 진행하였다.

     

    훈련을 실시하는 데 있어서 안전도 중요하겠지만 행정적인 행동 없이 실제 상황이라 가정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정말 본받을 만했다. 

     

    1.2. 헬기요? 필요한만큼 드릴게.

    사진: Unsplash 의 Matt ODell

    우리 부대 특성상 '패스트 로프'라 불리는 헬기급속로프하강 훈련을 자주하는데,

    그 때마다 한국군 항공부대에서는 고작 헬기 1대만 지원해준다. 

     

    한 대대가 헬기 1대만 가지고 훈련을 하다보니 

    전체 인원이 헬기를 타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헬기 지원은 원래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번에 미군에 요청할 때도

    소심하게 '몇대 지원 가능하신가요'라고 요청했는데, 

    돌아온 답은, 

    '몇 대 필요하신데요?'였다.

     

    그래서 한 4대?를 요청했더니, 그걸로는 부족할 것 같다며 

    무려 8대를 지원해주겠다고 한 것이다. 

    (UH-60 블랙호크)

     

    정말 군사력에 지출을 어마무시하게 하는 천조국의 기상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필요한만큼 든든하게 지원을 해주어서 고마웠다. 

     

    1.3. 다음에 올 때 헬기 끌고 주둔지에 입영해도 되나요?

    공중강습훈련을 하기 전에 병력들이 블랙호크를 탑승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우리 부대에 블랙호크 헬기 3대? 정도는 착륙할 수 있을 정도의 연병장이 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패스트로프 훈련을 하러 갈 때는 

    무조건 부대 바깥에 있는 활주로로 가서 진행한다. 

     

    그래서 이번에 탑승 훈련을 진행할 때에도 활주로 쪽으로 가겠거니 했다. 

     

    하지만 미군 측에서는 연병장을 두고 활주로를 왜 쓰는지 이해가 안 됐는지, 

    직접 연병장에 가서 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견적이 되는지 확인을 하러 간 것이다.

    연병장 견적을 확인 중이신 B 대위님

    연병장 사이즈를 보더니 이/착륙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다음에 탑승 훈련하러 올 때는 주둔지에 헬기를 착륙시키겠다고 했다. 

     

    그간 왜 우리는 주둔지에서 패스트로프 훈련을 안 했을까.

     

    이렇게 회의가 끝나고 더 자세한 것을 논하기 위해 몇 주 뒤, 미군 부대에 방문하게 됐다. 

    회의를 위해 미군 부대 방문시에 찍은 사진

    2. 미군 헬기가 주둔지에 착륙하다

    서울공항 옆에 자리잡은 미 2보병사단 항공여단 소속 대대에서 회의를 가진 후

    훈련에 대한 윤곽이 많이 잡고 난 이후에 병력들과 사전 훈련을 실시했다. 

     

    헬기 탑승 및 이탈 훈련인데, 

    군장과 탄, 등등을 싣는 것이라서 쉽지 않았다. 

    근데 또 빨리 해야 하니, 긴장감이 넘쳤다. 

     

    프로펠러가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병력들이 탑승하는 Cold load와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병력들이 탑승하는 Hot load 둘 다 충분히 연습하였다. 

     

    이때, 특이한 게 있었다. 

    우리 한국군은 헬기를 무슨 롤스로이스 다루듯해서

    (실제로 롤스로이스보다 훨 비싸니 그럴만하다.)

     

    패스트로프 훈련 시에

    '총기가 헬기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라', 

    '헬멧이 어디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라' 등등 강조하는데, 

     

    미군들은 헬기를 무슨 포드 트럭 다루듯이 해서 

    그냥 타라고 한다. 진흙이 묻어 있어도 문제 없다. 

    심지어 헬기 문을 발로 차서 닫기도 한다.

     

    헬기를 막 다루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천조국 입장에서는 블랙호크는 뭐 그리 비싼 것도 아닌 것인가 보다. 

     

    이렇게 2일간 탑승훈련을 진행하니 꽤 빠른 속도로 탑승과 이탈을 할 수 있었다.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훈련을 하다보니 병사들도 재밌어했다. 

     

    3. 실제 공중강습훈련날

    동시에 이륙하는 미군 블랙호크

    실제 강습훈련 날에는 인근 항공대대 주둔지로 가서 탑승 대기를 했다. 

     

    실제로 탑승하기 전에 완벽하게 훈련을 하기 위해 한국군 블랙호크로 탑승 연습을 했다. 

    역시나 한국군 헬기여서 꼭 '어디 부딪히지 마라'라는 멘트가 단골로 나왔다. 

     

    자유로움이 덜해서 불만스러웠지만 그래도 최대한 우리 헬기에 피해가 안 되게끔 조심했다. 

    마지막 연습을 무수히 많이 시행한 뒤에 휴식을 조금 취하고 나니 

    미군 헬기가 서울공항에서 이쪽으로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는 탑승 준비를 시작했다. 

    이제 우리가 탑승할 차례가 되어서 소대원들을 이끌고 헬기 탑승 위치로 이동을 했다. 

    헬기가 위치한 이후에 미군 승무원이 탑승하라는 손짓을 보냈다. 

     

    손짓을 보고 나서는 수도 없이 많이 연습한대로 재빨리 탑승을 했다. 

     

    그런데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내부를 보니까 군장을 놓기로 했던 곳에 의자가 내려가 있어서 

    손짓을 동반한 큰 소리로 미군 승무원에서 의자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프로펠러가 돌아가고 있어서 잘 안 들리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잘 알아 듣고는 의자를 올려주었다. 

     

    그렇게 연습한대로 재빠르게 탑승을 하였다. 

    탑승했을 때의 사진

    그리고 탑승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륙을 했고

    10분이 지나서 우리 주둔지 인근에 도착을 했다. 

     

    연습한대로 재빠르게 이탈하고 신속하게 차후 행동을 하였다. 

     

    그러는 사이, 미군 헬기는 다시 부대 복귀를 하였다. 

     

    미군들과 함께하여 정말 재미 있는 훈련이 되었다. 

    이렇게 미군과 함께하면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헬기와 같은 자산에 실제로 탑승하면서 훈련을 하니 

    그저 산을 타는 훈련보다는 더 실전감이 있었던 것 같다. 

     

    난 이미 전역했지만 우리 군이 앞으로 한미연합 훈련을 더 자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한미동맹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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