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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군생활회고

군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군대 사격에 대한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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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 워리어플랫폼 장비 장착, 사제장비
휴식 간에 업드려 쏴 자세를 취하고 있는 본인. 놀랍게도 저 소총은 K1A다.

1. 군인과 총

군인하면 떠오른 것이 무엇인가. 다른 생각 들 것도 없이 군복과 총일 것이다. 

총을 들고 있는 군인
우리가 생각하는 군인의 모습. 당연히 본인이 다루는 총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군인 하면 총이 떠오를 정도로 군인과 총은 떼어 놓을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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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군인이 총을 잘 다루는 것은 당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한민국 군인들은 과연 총을 잘 다룰까? 아닌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우리 군에서 하고 있는 사격 방식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2. 군대에서 하는 사격의 문제점. 믿음의 부재

군대에서 사격해본 분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을 절대 안 믿는다는 것을. 

 

안전을 이유로 총에 제약을 걸어두는데, 제약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안전고리

안전고리

안전고리는 실제 전쟁 났으면 절대 하지 않을 것 중 하나이다. 

 

이 고리의 목적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총구를 돌려서 다른 병력들이 총상을 입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사고 사례가 있기에, 병력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걸 하는 것이겠지만 이 고리를 쓰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전쟁이 날 경우에는 전 병력이 실탄을 지급받을 텐데, 그러면 그 때도 총구를 못 돌리게 총을 어디에 걸어둘 것인가? 

 

총구를 옆이나 뒤로 돌려서 발생하는 인명 피해가 없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안전고리를 설치해 놓는다면 국내에 있는 민간인용 실탄 사격장하고 다를 바가 뭔지 알 수가 없다. 

 

아래는 ROTC 후보생일 때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로 연수 갔을 때에 사격장을 가봤을 때의 사진이다. 

텍사스, 미국 실탄 사격장, 45 구경, M1911
텍사스 실내 사격장, 45구경 M1911과 함께
텍사스, 미국 실탄 사격장, M1 개런드, 308탄
텍사스 야외 사격장, 308탄 M1 개런드와 함께

안전 고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심지어 저 곳은 군용 사격장이 아니라 민간인용 사격장이다.

*관련 글 : 2023.07.26 - [군생활회고] - 텍사스 A&M 대학교 ROTC 리더십 연수 3부. 훈련과 탄피받이 없는 사격

 

텍사스 A&M 대학교 ROTC 리더십 연수 3부. 훈련과 탄피받이 없는 사격

1. 근육을 매우 피곤하게 했던 각종 훈련들 1달간 생활하면서 각종 활동들을 했다. 장애물 코스 훈련들이었는데, 우리로 치면 유격훈련장 정도 되는 곳일 것 같다. 학군단 후보생 때는 유격 훈련

ltp12074.com

 

우리 군대 사격 훈련이 레저로 총을 쏘는 미국 민간인보다 총을 못 다루게 한다면 이거 너무 부끄러운 일 아닌가. 

 

실제로 미국 사격장 가서 안전고리가 없이 사격을 하니, 너무 이질감이 들어서 두렵기도 했다. 

 

군인이라면 실제 전투를 할 때 총기 안전 수칙에 대해서 행동으로 보일 수 있어야 한다. 굳이 안전고리 없어도 각 전투원들이 안전 수칙에 맞게 행동할 수 있게 지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 우리 사격 훈련은 그냥 '20발 중에 몇 발을 맞췄느냐'만 중요시한다. 물론 중요하다. 사격했는데 못 맞추는 것만큼 굴욕스러운 게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게 안전수칙 행동화다. 안 그러면 민간인 사격장하고 다를 게 뭔가. 

탄피받이 

응급조치를 못 하게 방해하는 만악의 근원, 탄피받이

탄피받이에 대한 이근 대위의 전문적인 의견 보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게 안전고리보다 사악하다고 생각한다. 

 

사격을 하면서 실탄이 총에 끼어서 사격이 안 되는, '기능고장'이 발생할 수 있는데, 즉각적인 조치가 안 되기 때문이다. 뭘 하려면 탄피받이를 열고 또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쟁나서 쓰지도 않을 거면서 탄피받이는 왜 쓰는 것인가? 그것은 실탄을 은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고자  탄피를 수거하려는 것이다. 

탄두와 탄피
실탄은 탄두와 탄피로 구분된다. 실제로 총에서 발사되는 건 '탄두'이다

아니, '실탄을 쏘면 탄두가 빠진 탄피가 배출되는데, 이 탄피로는 어차피 총 못 쓰는데 왜 탄피를 줍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탄피를 줍는 이유는 원래 혹시 모를 실탄 은닉 여부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탄피 줍는 이유
탄피를 줍는 이유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그러니까 결국에는, 사격하는 병력들이 실탄을 숨겨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탄피를 확인하는 것이다.

 

탄피를 잃어버리면 실탄을 은닉한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니, 탄피를 안 잃어버리기 위해서 탄피받이 같은 물건이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결국엔 이것도 못 믿어서 이런 조치를 내린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쟁 나면 실탄을 각자 지급해야 하는데, 이렇게 못 믿으면 그때가서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 궁금하다. 못 믿다가 갑자기 하루 아침만에 믿을 건가? 

 

백번 양보해서라도, 탄피에 집착하는 것이 혹시라도 발사하지 않고 실탄을 숨길까봐 그런 것이라면 사격 간 실시간 영상을 촬영하여 개인별 몇 발 쐈는지 체크하고 다 안 쏜 인원에 대해서 남는 실탄 달라고 하면 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언제까지 탄피 잃어버리면 전 부대원 다 동원해서 그 조그만 탄피 찾게 할 것인지..

공포탄. 탄두가 없이 총 소리만 내는 것으로서, 전술 훈련간에 쓰인다.

이 탄피받이는 공포탄을 쏠 때에도 쓰인다. 공포탄도 가까이에서(한 5cm 가까이서...) 쏘면 위험하긴 하다. 공포탄 위력 확인하기

그렇지만 특히 공포탄을 쏠 때에는 기능고장이 많이 나는데,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고 적군과 교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기능고장이 나면 곤란해진다. 

 

탄피받이를 열고, 이미 안에 들어 있는 탄피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집중한 가운데, 응급조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적군이 바로 앞에 있는데 이렇게 탄피를 신경 쓰면서 훈련해야 한다. 이런 경우가 다 있다.  

 

3. 안전이냐 실전이냐

안전은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군대는 애초에 무력을 다루는 집단이다 보니 위험이 도사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안전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안전고리나 탄피받이를 착용하고 사격훈련을 진행한다면 실제 전쟁이 났을 때 안전 수칙 개념이 미흡하여 총구를 돌려서 아군이 죽을 수 있고 전투 간에 총기에 대한 응급조치가 익숙하지 않아 찰나의 순간에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과연 현재 방식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오히려 미군이 아니라 미국 시민이 우리 군인들보다 총에 대한 안전수칙에 더 깐깐하고(사격 안 할 때는 무조건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뗀다든지 등) 사격을 더 잘 할 것 같다. 

 

이건 분명히 부끄러워 해야 할 일로서, 우리 군이 신뢰를 더 잘 받기 위해서는 안전을 조금 양보하고 실전적인 훈련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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