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니, 임관식이 학군단에서 조촐히 진행된다고?
임관식의 로망을 박살내버린 코로나
다들 알다시피 2020년에는 전세계에 악영향을 끼친, 거대한 일이 발생했다. 바로 코로나다.
19년도 12월달이었나, 뉴스에서 거대한 바이러스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 때는 중국 우한 중심으로 중국 내에서 퍼져 나가고 있다고 하길래 우리와는 별 관련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해외여행도 취소하다
그 때 당시만 해도 임관 전에 해외여행 갈 생각에 들 떠 있기도 했다. 근데 1월달이 되면서 바이러스가 중국 바깥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또한, 목적지로 잡은 곳이 홍콩과 마카오여서 취소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학군교에서도 난처했을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에서도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학군교에서 임관식을 진행한다고 하면 몇 만명 정도의 부모님들과 친구들이 학군교에 올 예정인데, 이 분들이 중국에 다녀왔는지 일일이 체크하기도 어렵다. 심지어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중국을 다녀온 신임장교가 있을 수도 있다.
학군교에서 몇 만명이 모인다고 하면 그 중에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텐데, 그렇다면 군 내에 감염병이 급속도로 퍼져서 일이 커지게 될 것이었다. 신임장교들은 임관한 뒤에 거의 바로 병과학교로 교육을 가야 하기 때문에 학군교 입장에서는 난처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학군단에서 하기에는 모양새가 빠지기 때문이다..
19년도에 우리 바로 윗 기수인 학군 57기 선배님들이 임관하셨을 때는 학군교에서 멋지게 임관하셨고, 그 광경을 지켜봤던지라 학군교에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있었다. 인생 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임관식인 거, 이왕 할 거면 멋지게 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2019년도 학군장교 임관식에 대한 글
2023.07.31 - [군생활회고] - 황금베레 장교의 군생활회고 #9 2019년도 학군장교 임관식 통역 임무 수행
결국 학군단에서 임관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지침이 내려오다
임관하기 3-4주 전 훈육관님께서 아직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씀하셨기에 기대를 했지만, 한 2주 정도 앞두고 학군단에서 임관식이 진행된다는 전파를 받았다.
학군교가 아닌 학군단에서 임관식을 진행한다.. 취지는 100% 이해되기에 불만을 가지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가슴 한 켠에는 너무 아쉬웠다. 이는 마치 결혼식을 식장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 뭐 카페가서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 학군교가 아닌 학군단이지만 그래도 좋다!
라이브톡 임관식?!
당시 대구에 코로나가 퍼지는 추세여서 대구 권역 학군단 동기들은 심지어 학군단에서 임관식을 가지지도 못했다. 임관을 하면 '군번줄'이라 불리는 인식표와 임관사령장, 공무원증 등을 받는데, 이 동기들은 너무나도 안타깝게도 '택배'로 이 물품들을 수령한 것이다..
학군단에서 임관식이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에 비해 대전권은 양호한 수준이어서 학군단에서 할 수 있었다. 정복을 수령한 후에 기쁘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정복을 세팅했다. 생각보다 붙일 것들이 많았다.
(육군참모총장 상장 약장은 300워리어를 달성함으로써 달 수 있게 되었다 *관련글:
2023.08.03 - [군생활회고] - 황금베레 장교의 군생활회고 #12 나라사랑투어, 육군 최정예 300워리어 시상식)
그리고 대망의 임관식 날, 육군 소위가 되는 날이기에, 합법적으로 정복을 입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2020년 3월 1일의 일이다.
학군단으로 가니 정복을 입고 있는 동기들을 보았다. 임관식이라는 것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임관식은 단장님 주관 하에 진행되었고, 임관 권한은 국방부 장관님께 있었기에, 장관님의 연설이 대독되는 식으로 흘러갔다.
임관식은 한 20분도 안 되어 끝난 것 같았다. 좋게 생각하면 편안해서 좋았다. 끝난 후에는 동기들, 그리고 단장님 및 훈육관님과 사진을 찍고, 군번줄부터 공무원증까지 다 받았다. 사관후보생에서 군인으로 신분이 변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여기서 다들 인사를 하고 나면 각자 병과학교로 흩어질 것이기에, 동기들과 인사를 나누고, 단장님과 훈육관님께는 그 동안 우리를 교육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임관식이 끝나고 나니 중학생 때부터의 꿈이었던, 육군 소위가 되었다. 이제 다른 목표를 찾아야 할 때였다.
집에 돌아가서는 지금껏 받은 상장과 임명장 등을 살펴보았다. 이것들을 보니 그간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이것들을 받기 위해서 가졌던 목표는 '우수한 소대장'이 되는 것이었다. 이제 병과학교를 수료하고 나면 소대장이 될텐데, 그렇다면 이 목표를 위해서 병과학교에서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 목표를 병과학교에서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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