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군대/군생활회고

군생활 간 승차감이 끝내줬던 5톤 트럭에 대하여

반응형

상용 5톤 트럭
흔히 사용되는 국군 사용 5톤 트럭 *사진-유용원의 군사세계

1. 그 어느 차량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끝내주는 승차감

소위로 임관하고 나서, 육군 보병학교와 특수전학교에서 OBC를 받고 난 이후에, 자대로 배치 받으면 무조건 타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오늘 다룰 '5톤 트럭'이다. 

2023.08.07 - [군생활회고] - 2020년도 학군장교가 바라본 OBC,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 경험

2023.08.08 - [분류 전체보기] - OBC간 특수전학교에서 특공수색 교육을 받다!

 

OBC간 특수전학교에서 특공수색 교육을 받다!

OBC 교육간 일반 보병 병과 동기들은 가지 못하는, 특수전학교에 입교하다! 같은 보병 병과여도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 흔히들 말하는 OBC간에 일반 보병반과 특전반의 교육은 다르다. 물론 체력

ltp12074.com

 

2020년도 학군장교가 바라본 OBC,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 경험

1. 두려움과 기대감이 반반이었던 육군보병학교행 임관 후 7일 뒤에 보병학교에 입교하게 됐다. 7일간 학군 동기들과 함께 술도 마시고, 개인적으로 여행도 다니는 등 새로운 출발을 위한 휴식시

ltp12074.com

반응형

엥? 파란 화물차 같은 게 군용트럭이라고? 

그렇다. 정확히는 '상용 5톤 트럭'인데, 정비와 비용 상의 이점으로 인해 아래에 있는 K-711(일명 두돈반)을 대체하여 쓰고 있다. 

두돈반
과거에는 일명 '두돈반'이라 불리는 K-711 차량을 운용하곤 했다고 한다.

지금도 운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군생활 하면서 저걸 타고 다니는 인원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대체가 어느정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타본 적은 없지만 1970년대부터 운용했다고 하니, 이런 클래식 카가 따로 없다. 

 

'탑기어'를 따라한, 푸른 거탑의 '군기어'에서 두돈반을 소개한 바 있는데, 이를 보면 2020년대에 군대 온 것이 다행이라 느껴진다.

 

벤츠 S 클래스, 롤스로이스 등이 따라할 수 없는(따라하지 않는) 야성미 넘치는 승차감

트럭을 타본 사람도 있겠지만, 타봤다고 하더라도 조수석같은 곳에 착석을 했을 것이다. 

 

물론 5톤 트럭도 조수석이(군에서는 선탑석이라고 한다)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리가 1자리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나머지 인원은 민간에서 이 트럭을 썼다면 화물, 혹은 가축을 실을 때나 쓰일 공간에 탑승해야 한다.(이를 후탑이라 한다)

 

그래도 이 후탑 공간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기차 좌석을 연상케하는, 딱딱한 좌석이 있어서 쪼그려서 탑승할 필요는 없다. 

약간 이런 느낌이다.(그래도 바람 맞으면서 안 가도 되는 일제강점기 기차 '승리')

탑승한 모습이다. 볼 수 있듯이, 외벽이 존재하지 않아서 바람이 그냥 들어온다. 여름에는 이를 자연 에어컨으로 생각한다. 

여름은 그나마 낫다. 겨울은 정말 죽을 맛이다.

좌석이 딱딱하다보니, 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엉덩이가 아픈 건 어쩔 수 없다.(그래서 본인은 '매복깔개'라 불리는 보급 방석을 깔고 5톤에 탑승했다)

 

그리고 급정거시에 전우와 밀착할 수 있기 때문에 전우애가 굳건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5톤이 터널에 진입했을때 사진을 찍으면 나름 에픽한 사진이 찍힌다는 것도 있다. 

저 차는 우릴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2. 겨울에 5톤 트럭을 타면 어떨까? 

겨울, 5톤 트럭
보통 후탑 끝은 간부들이 탑승한다. 5톤 우측 끝에 자리잡은 동기. 겨울에는 맨 살을 드러내면 안 된다.
겨울 5톤 트럭 실내
후탑한 중대원들. 다들 겹겹이 입었지만 그래도 너무 추웠을 것이다.

겨울에 5톤 트럭을 타면 정말 춥다. 안에 내복을 입는 것은 물론이고 전투복 위에 방한복을 겹겹이 입어도 추운 것을 감내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몸의 모든 부위를 어떻게든 따뜻하게 해야 한다. 

겨울, 5톤 트럭, 소위
겨울에 5톤 트럭에 탑승한 나. 선글라스를 끼는 이유는 눈에 바람 들어가는 걸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겨울에 5톤을 타면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다. 바로, 누군가 전화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전화를 하면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장갑도 벗어야 하는데, 5톤 운행 간 너무나도 춥기 때문이다. 

 

온열 침낭 속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겨울의 5톤 트럭에서 추위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 5톤 트럭 좀 위험해 보이는데, 괜찮은 거 맞나? 

5톤 트럭이 사고나는 것은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안전벨트가 있는 좌석버스에서도 사고가 나면 인명피해가 발생하는데, 안전벨트도 없는 5톤 트럭에서 사고가 난다면 치명적일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최소한의 안전 조치로 방탄헬멧을 무조건 착용하게는 한다. 이는 전투복 착용 때만이 아니라 체육복을 입을 때도 그렇다.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사고가 나면 그래도 많이 다칠 것은 분명하다. 

안전 벨트 설치하는 데 비용이 그리 많이 들 것 같지는 않은데. 설치하는 게 낫지 않을까?

사고가 언제 발생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안전벨트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4. 5톤에 대한 생각 정리

군용으로 사용한다면서, 그러면 위장색을 좀 칠해야 하는 거 아닌가

흔히 사용되는 국군 사용 5톤 트럭 *사진-유용원의 군사세계

안 그래도 조금 조잡해 보이는 것이 사실인데, 색깔 마저도 파란색이다보니 무언가 모양새가 안 서는 모습이다. 군에서는 뭐만 하면 위장색을 쓰는데, 실전에서도 병력 수송으로 쓰일 트럭이 위장색이 없다는 게 뭔가 앞 뒤가 안 맞는 느낌이다. 

 

병력에 대한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건 아닌지

이 트럭이 평상시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실전에도 쓰이는 것이라면 무언가 방탄 처리든, 외벽으로 보호되어 있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미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병력 수송트럭 MTVR *출처: 위키피디아

갑자기 기습을 당할 수 있는 것이고, 적 포탄에 의해 파편이 날아들 수도 있는데, 마냥 뚫려 있으면 병력에 대한 생존성 보장이 안 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거 아닌가. 

 

이러면 겨울에 추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기아 자동차에서 차기 군용 트럭을 만들고 있다는데, 병력들이 내가 탔던 5톤 트럭보다 더 편안하고 안전한 차량을 타기를 희망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