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1. 개업이 1878년? 어마무시한 역사를 자랑하는 호텔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호텔 중, 가장 오래된 호텔은 조선호텔이다.
비록 원래 건물은 철거되었지만 조선호텔은 1914년에 개업하였다.
1914년이라니. 이것도 엄청나게 오래된 것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웨스틴 파리 방돔 호텔은 1878년에 개업한 호텔로,
불과 2년 전에 조선에서 강화도 조약이 맺어졌다는 걸 떠올리면
정말 까마득한 옛날에 개업했다는 게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곳곳에 세월의 흔적을 볼 수 있는 호텔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월이 느껴지기는 하나, 클래스는 어디 안 간다.
원래 만들어졌을 당시에는 파리 시내 최고의 호텔을 표방한 호텔이었기 때문에
세월과 아울러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당시 단골 고객이 나폴레옹 3세의 부인이었다고 하니,
그 때에는 틀림없이 최고급이었을 것이다.
2. 주니어 스위트룸 객실
스위트룸 등급부터는 문고리부터가 다르다.
주니어 스위트룸은 침실, 화장실, 욕실, 그리고 드레스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확실히 옛날 식이어서 그런지 널찍한 TV 같은 건 없었다.
침대는 가족과 함께 여행 온 관계로 싱글베드 2개 있는 객실로 배정 받았다.
욕실에서 아쉬운 점은, 그래도 주니어 '스위트룸'인데
욕조와 샤워 부스가 따로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옛날 호텔이기는 해도 지금까지 머문 호텔 중에 주니어 스위트룸에는
항상 샤워 부스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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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니티는 서울, 부산 웨스틴 조선호텔에서도 쓰는 어메니티를 쓴다.
방에 있는 TV가 워낙 작고 넷플릭스도 안 되다 보니
TV는 좀 많이 별로였다.
하지만, 그래도 경치는 예뻤다.
문도 열 수 있다. 다만,
이런 와이어가 있어서 활짝 열지는 못한다.
매일 아침마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으니 TV는 굳이 필요하지 않았다.
저녁에는 뭔가 라따뚜이에서 나올법한 분위기를 풍긴다.
3. 웨스틴 파리 호텔의 좋은 점
3.1. 문화재 건물 안에서 자는 것 같은 느낌이다
숙소가 오래된만큼, 내가 항상 해보고 싶었던 걸 하는 느낌이었다.
덕수궁에 가면 석조전이 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여기서 하루 묵어보고 싶다'가 가장 유력하다.
이번에 머문 호텔은 덕수궁 석조전보다 32년 먼저 만들어진 곳이어서
그 바람을 이루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3.2. 운동화 꼭 챙기길! 뛰기가 너무 좋다!
여기 호텔 헬스장이 너무 별로인데, 헬스장에 굳이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이 근방을 뛰어보면 알게 된다.
호텔이 아무래도 콩코르드 광장, 루브르 박물관과 엄청 인접해 있다보니
뛰는 재미가 엄청나다.
뛰면서 루브르 피라미드도 볼 수 있고
세느강을 끼고 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한다면 노트르담 대성당도 뛰면서 볼 수 있다.
또한, 뛰면서 루브르 박물관의 규모를 감상할 수 있고
그 아름다움에 매료될 수 있다.
정말이지 이렇게 즐거운 달리기는 내 인생에서 처음 경험해보는 것 같았다.
엘시티에서 살 때 매일 해운대를 끼고 달릴 때도 정말 행복했지만
2023.09.22 - [일상 생활] - 엘시티 더샵, 2년간의 행복했던 해운대 생활
이거는 해운대에서 달리는 것의 2배로 재밌었다.
4. 웨스틴 파리 호텔의 단점
4.1. 응? 커피포트가 없네?
보통 어느 호텔을 가나 무조건 있는 물품 중 하나는 커피포트다.
그와 덩달아 티백이 나오는데
여기는 그 기본적인 물품이 없다.
아침에 객실에서 차를 마시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4.2. 엥? 헬스장이 이게 끝이라고?
뭐 있을 건 다 있는 것 같지만
공간이 너무 협소한 헬스장이었다.
물론 바깥에서 뛰면서 운동하는 게 제일 좋지만
비가 올 때는 실내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실내 헬스장이 이리 작으니 뭔가 쉽게 지루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헬스장에 비치된 물이 에비앙인 건 너무 좋았다.
4.3. 달라지지 않는 호텔 조식 메뉴
조식을 처음 먹었을 때 느꼈던 건,
메뉴가 생각보다 많이 적다는 것이었다.
빵은 종류가 6-7가지가 있어서 불만은 전혀 없었다.
오믈렛도 항상 맛있게 만들어주셔서 정말 좋았지만
메인 디시가 문제였다.
이게 메인디시 끝.
콩 요리와 버섯 요리
소시지와 감자 튀김
베이컨과 라타투이
물론 샐러드도 있다. 훈제 연어랑 소고기를 곁들여 먹을 수 있는데
이마저도 매일 동일하다.
메뉴가 적으면 매일 메뉴가 달라졌으면 좋았을 텐데,
매일 똑같이 나오니 매우 아쉬웠다.
매일 동일하다보니 조금 질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뷰는 괜찮아서 좋았다.
직원들 서비스는 그냥 그랬다.
4.4. 클럽 라운지가 없다고?
매리어트 플래티넘 회원이다보니 클럽 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는데
여기는 라운지가 없어서 사용도 못한다.
유럽이 대체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1박에 50만원정도 하는 호텔인데 라운지도 없다니, 믿겨지지 않았다.
5. 다시 묵을 의향이 있는지?
정말 역사가 긴 호텔이고 위치도 정말 마음에 드는 호텔이지만
가격이 조금 안 맞지 않나 싶다.
물론, 한국의 물가와 비교하는 게 안 맞지만
1박에 50만원이 넘어가는 호텔이면 여기 현지 사람이어도 꽤나 비싸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1박에 50만원 쓸만하느냐'고 물으면, 아닌 것 같다는 게 내 답이다.
1박에 50이면 우리나라에서 조선 팰리스도 갈 수 있는 금액이다.
조선 팰리스도 클럽 라운지가 따로 있는 게 아니지만
거기는 그래도 시설이 최고급이었다.
오래된 역사를 바라보고, 그 역사 속에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5박 머무르다보니 느낀 건,
'역시 시설이 가장 중요하구나'였다.
뭔가 클래식함의 환상을 부수는 그런 경험이 되지 않았나 싶다.
파리에 다시 오면 무조건 시설이 현대적인 호텔로 가야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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