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1. 확실히 어른들의 취향은 아닌 곳
16년 전 미국에서 살았을 때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그때 LA 디즈니랜드도 가고 플로리다에 있는 디즈니 월드에 갔을 때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마법같은 장소로 느껴졌다.
밤이 되어 디즈니랜드가 문을 닫을 시간이 되었을 때
마음 속으로는 그 날 하루가 절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그랬던 나였지만, 16년 후에 27이라는 나이를 먹고 오니
내 취향이 그렇게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1년 전에도 도쿄 디즈니랜드에 갔는데,
그때도 동일한 느낌이었다.
누나가 디즈니 팬이어서 어쩔 수 없이 방문한 곳인지라,
디즈니랜드를 지루하게 느낀 어른의 시선에서 글을 쓴다는 걸 감안하고 보길 바란다.
2. 파리에서 디즈니랜드로 가는 방법
디즈니랜드로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좋은 소식이 있다.
바로,
디즈니랜드 앞에는 'Gare de marne la vallee chessy'라는,
긴 이름을 가진 기차역이 있다는 것이다.
파리에서 대략 40분 정도 지하철을 타고 종착역에 오면 디즈니랜드가 눈 앞에 보일 것이다.
또한, 이 기차역은 TGV 정차역이어서 프랑스의 다른 도시와 접근성이 좋다.
혹시 인근의 매리어트 빌리지에서 디즈니랜드로 갈 경우에는,
해당 숙소에서 운영하는 버스가 있으니 리셉션에서 버스 티켓을 받으면 된다.
2024.02.29 - [해외여행/유럽] - 파리 디즈니랜드 인근 숙소 매리어트 빌리지 숙박 후기
3. 파리 디즈니랜드에서 가 본 장소들
3.1. 디즈니 스튜디오
조금 헷갈리지만 디즈니랜드가 있고 디즈니 스튜디오가 따로 있다.
디즈니랜드가 일반적으로 이런 느낌,
그러니까, 아기자기한 옛날 스타일의 건물들로 이루어져있다면
스튜디오는 뭔가
도시스러운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하면서 이런 느낌이 된 것 같은데,
실제로 스튜디오에는 마블 관련 놀이기구들이 꽤 많았다.
아무튼, 이 스튜디오에서 타본 라이드들은 다음과 같다.
3.1.1.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이 무한으로 자가 복제하는 로봇 거미를 소개하다가
거미가 너무 많이 복제가 되어 버리는 바람에
스파이더맨을 도와 로봇 거미들을 때려잡는 놀이기구다.
총을 쏘는 것 같지만, 그런 게 아니라 손으로 뭘 던지는 듯 액션을 취하면
스파이더맨이 된 듯이 VR로 거미줄이 손목에서 나가서 거미를 잡는 게임이다.
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카메라가 있어서 어느 방향으로 거미줄을 쏘는지도 알아낸다는 게 신기했다.
3.1.2. 라따뚜이
라따뚜이가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보니
당연히 파리 디즈니랜드에 놀이기구가 있다.
다만 스파이더맨과 달리, 라따뚜이는 그냥
이렇게 생긴 놀이기구를 타면서 보기만 하는 식이다.
라이드가 쥐 모양인 것에서 알 수 있겠지만
쥐의 시선이 되어서 영화 속 장면들을 바라보는 식이다.
3D로서 시각적인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놀이기구가 갑자기 돌아가기도 하고, 샴페인이 터지는 장면에서는
샴페인 거품을 재현해내는 물이 얼굴에 조금 뿌려지는 등,
뭔가 5D로 영화를 보는 듯했다.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탄 미녀와 야수 놀이기구를 떠올리게 한 라이드였다.
라이드를 다 타고 나면 라따뚜이 레스토랑이 눈 앞에 보인다.
정말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 같다.
점심을 안 먹었다면 여기서 무조건 먹었을 듯하다.
맛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식당 정면
메뉴판. 싸진 않지만 디즈니랜드에서는 보통 이 정도 가격이다.
3.1.3. 강아지 라이드
정식 이름이 따로 있었는데, 뭔지 기억은 안 난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정도의 속도로 원을 돌아가는 라이드다.
그냥 그런 라이드였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3.1.4. 낙하산 라이드
타보지는 않았지만 천천히 떨어지는 자이로드롭 같은 느낌이었다.
공수기본교육도 받았는데, 굳이 타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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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디즈니랜드
디즈니랜드로 넘어오니 건물들이 다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디즈니랜드를 상징하는 디즈니 성이 있는 곳이 바로 여기다.
이곳에서 탄 놀이기구들은 다음과 같다.
3.2.1. 컨셉만 증기기관이 아닌, 진짜 증기기관 열차!
디즈니랜드에 들어서면서 가장 처음으로 보이는 게 바로 이 열차였다.
증기관차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꼭 타고 싶었다.
혹시 겉 보이기에만 증기기관이고 실제로는 디젤이진 않은지 궁금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진짜 증기기관열차였다.
열차는 디즈니랜드를 원으로 크게 돌아서 원래 역에 도착한다.
역이 몇 개 더 있어서 원한다면 다른 역에 내려도 상관 없다.
기차를 타면 디즈니랜드를 한번 크게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열차는 오후 5시까지밖에 운영을 안 하니, 먼저 타는 것을 추천한다.
3.2.2. 피터팬
해적선처럼 생긴 놀이기구를 타고 피터팬 영화를 다시 본 느낌을 준 놀이기구였다.
그냥 뭐 색다른 건 못 느꼈다.
3.2.3. 빙글빙글 찻잔
오래 안 기다리고도 탈 수 있는 라이드다.
하나의 원 안에 각자 따로 돌아가는 원 4개?가 더 있고,
그 원 안에 있는 찻잔에 타서 빙글빙글 돌리는, 정신없는 라이드다.
하지만, 컨트롤만 잘 하면 이러한 와중에도 안정적으로 잔이 덜 돌게 할 수 있다.
3.2.4. 스타워즈
16년전에 미국에서 탔던 기구인데,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16년전 그대로다.
3D 안경을 쓰고 기구에 타면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VR 롤러코스터 같은 느낌이다.
예전 추억이 생각나서 좋았다.
그러면 이제 단점으로 넘어가자면
4. 단점(1) 웨이팅이 엄청난 시간낭비로 느껴진다.
생각보다 디즈니랜드에서 탈 수 있는 기수의 수는 적다.
왜냐하면 웨이팅이 어마무시하기 때문이다.
처음 스파이더맨 놀이기구를 탔을 때는 그래도 용납됐지만 나중에 저녁이 되고
피터팬 놀이기구를 타러 갔을 때는 슬슬 스트레스 받기 시작했다.
아니 무슨, 5분짜리 라이드를 타는데 40-50분을 기다린단 말인가.
라이드가 뭐 큰 감동을 주는 거라면 잘 모르겠는데,
디즈니 팬이 아닌 나로서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하루 종일 있어도 탈 수 있는 놀이기구는 몇 안 된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겠지만
40-50분이면 파리 시내를 더 돌아다닐 수 있을 시간일텐데
여기서 낭비하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
5. 단점(2) 바가지가 너무 심한 거 아니오?
이 버거세트 2개가 30유로라면 믿겨지는가?
30유로면 거의 5만원 꼴인데, 그냥 맥도날드 버거 퀄리티에 5만원을 내라니,
믿겨지지 않는다.
차라리 앞서 봤던 라따뚜이 가서 먹거나,
그것도 아니면 디즈니랜드 바로 앞에 있는 파이브가이 가서 점심을 먹는 게 나을 듯 하다.
피자, 파스타 세트. 비슷한 가격이다.
피자는 뭐 그냥 냉동 피자 느낌이고, 파스타도 뭐 별반 다를 것 없다.
관광지라고 해도 정말 바가지가 엄청나다.
6. 페스티벌, 그리고 광안리 드론쇼보다 못한 불꽃놀이
페스티벌은 그냥 뭐, 볼만 했다.
내가 어린이였다면 정말 재밌게 봤을 듯하다.
그런데,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불꽃놀이를 보려고 10시까지 계속 기다렸음에도
수준은 그냥 광안리 드론쇼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이럴 거면 그냥 일찍 숙소 가서 자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게다가 사람도 너무 많아서 제대로 보기도 어렵다.
어린이라면 부모님 품에 안겨서 봐야 하는데, 이게 또 쉽지 않다.
거기에다, 거리 곳곳에서 담배로 길빵하는 사람도 원체 많다보니
인내심을 갖고 보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7. 결론- 아이와 올 거 아니면, 디즈니 팬 아니면 안 오는 걸 추천
앞서 말했듯이, 디즈니랜드는 내가 어렸을 때에는 정말 신나는 장소였다.
그러나 어른이 된 시점에서는 그냥 파리 거리가 더 재미나게 느껴진다.
본인이 부모가 된다면 아이와 함께 다시 올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다시 안 올 것 같다.
일단 어마무시한 웨이팅에서 시간 낭비하기도 싫고
바가지 금액의 희생양이 되는 것도 언짢기 때문이다.
그냥 파리 세느강을 걷는 것이 더 흥미로울 정도였으니
웬만하면 파리를 더 둘러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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