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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유럽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리옹 근교 중세마을 페루주 Pérouges 마을 방문기

by 엘티파크 2024.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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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1. 리옹에서 벗어나 페루주 마을로 가다

    파리에서 TGV를 타고 리옹에 도착해서 원래 가기로 했던 푸비에르 대성당에 방문을 했다. 

    2024.03.03 - [해외여행/유럽] - TGV 1등석 vs KTX 특실, TGV 1등석 굳이 탈 필요 없는 이유

     

    TGV 1등석 vs KTX 특실, TGV 1등석 굳이 탈 필요 없는 이유

    [ 목차 ] 라운드 1. 외관 외관상은 아주 미세하게 다르다. 도색 차이만 잘 느껴지는데, 도색은 TGV 도색이 뭔가 더 마음에 드는 것 같다. 라운드 2. 복도 및 화장실 차량 간 통로. 벌써부터 어디서 많

    ltp12074.com

    리옹 푸비에르 대성당

    에펠탑처럼 생긴 짭펠탑도 보고

    리옹 짭펠탑
    파리의 에펠탑을 닮은 짭펠탑. 정식 명칭은 모르겠다.

    중국도 아니고, 프랑스니까 그러려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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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치가 좋은 대성당 뒤쪽으로 가서 리옹 시내를 감상하였다. 

    그런데 이걸 보고 나니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게 됐다. 

     

    그래서 다음 관광 장소를 찾던 중, 리옹 근처에 있는 중세 마을이 있다고 해서 

    리옹역에서 기차를 타고 '페루주'라 불리는 중세 마을에 가게 됐다. 

    2. 가는 길이 험난했던 페루주 마을

    될 수 있으면 차 타고 가길.

    리옹역에서 30분간 기차를 타고 'Meximieux-Perouges'라는 기차역에서 내렸다.

    Meximieux-Perouges 역
    Meximieux-Perouges역. 예쁜 집처럼 생긴 간이역이다.

    페루주 마을까지 도보로 한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걷는 동안 내가 진정한 프랑스 시골에 왔다는 걸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다.

    이쪽은 그래도 역과 마트(까르푸)가 가까운 곳이라 상가들이 몇몇 있었다.

     

    그러나 페루주 마을에 가까워지면서

    포토샵으로 2차 세계대전 느낌을 내 봤다.

    2차 세계 대전 드라마인 밴드오브 브라더스 촬영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드디어 페루주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ㅆ.. 다 왔나 했는데 저기까지 올라가야 하네

    다만, 저 높이서. 이제 경사진 곳을 올라가야 한다.

     

    아주 예전에 이곳이 요새였다고 하는데, 과연 요새답다.

     

    가는 길도 정겹다.

    무슨 명절에 성묘하러 가는 생각이 들게 하는 도보가 펼쳐져 있다.

     

    여길 올라가면

    이렇게 생긴 마을 입구를 볼 수 있다.

    입구부터 유구한 역사가 느껴진다.

     

    2.1. 페루주 마을의 역사

    사실 이곳은 문헌상으로'만' 등장한 시점이 1100-1200년대 쯤으로, 

    조선왕조 500년보다도 오래된 마을이다. 

     

    놀랍게도 처음에는 이곳에 거주한 사람들은 이탈리아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프랑스가 이 요새를 몇 차례 공격했다고 하는데

    공식적으로 프랑스 영토가 된 때는 1601년이다. 

     

    리옹에서 제네바로 가는 길에 위치해 있어서 꽤나 잘나가던 마을이었다고 한다. 

    전성기 때는 인구가 1000명이 되었고, 섬유산업이 이곳에서 번창했었다.

     

    하지만,

     

    루이 15세 때 길이 새로 생겨나면서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했고

    앞서 봤던 Meximieux-Perouges 기차역이 생기면서 직격탄을 맞아

    1900년대 초반에는 이 마을에 10-20명만 거주하게 되었다. 

     

    마을을 없애자는 의견도 당시 있었으나 

    사람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보수를 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가는 길에 설치된 안내판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리스트에 선정이 되었고

     

    사람들이 몇 백년 전으로 돌아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시 오래된 건 보존할 가치가 있는 것 같다.

    3. 냐옹 가이드를 만나게 되다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니 계단 위에 냐옹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라이언 좌측에 있음)

     

    내가 계단에 오를 때쯤이면 어딘가로 가 있을 거라 생각했던 냐옹이는

    계단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마음에 들었던지, 터치도 허용해 주었다.

    그러다 냐옹이가 기분이 좋아졌던지, 따라오라는 듯한 어조로 '냐옹'을 하며 가이드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냐옹 가이드를 믿고 따르기로 했다. 

    냐옹 가이드는 이 마을과 여러 디테일에 대해 설명을 하진 않았지만 

    우리에게 이리 예쁜 풍경을 보여주었다. 

    가이드를 몇 분 안 한 냐옹 가이드지만 무료 봉사는 여기까지라며 가이드를 마쳤다. 

    더 가이드 해달라며 재차 부탁을 했으나 단호히 거절하는 냐옹 가이드였다. 

    츄르를 들고 온 것도 아니고, 뭐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냐옹 가이드 없이 마을을 둘러보는 수밖에 없었다. 

     

    4. 중세시대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페루주 마을

    냐옹 가이드 없이 둘러보게 되었지만 

    애초에 크기가 크지 않은지라

    이 중세 마을을 둘러보는 데엔 지장이 없었다.  

    정말 중세시대 그대로인 듯하다. 

     

    실제로 이 마을에서는 현대식 간판을 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현대물품인 전기선이나 배수관도 숨겨야 한다.

     

    안테나 같은 물품이 있으면 갑자기 확 깨질 것 같은데

    그런 게 안 보여서 정말 좋았다.

    지압식 산책로?처럼 보이는 도로다. 

    뭔가 건강해보이는 이 도로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밟아왔을까.

    광장에 들어서다

    조금 걷다보면 이렇게 넓은 광장이 눈에 들어온다.

    호텔과 식당, 주점이 있는 이 광장은 

    먼먼 옛날에 죄인을 처형하는 곳으로 쓰였다고 한다. 

    천장에 옥수수가 매달려 있다. 정말 시골스러웠다.

     광장에 있는 이 나무는 '자유의 나무'라 불리는데, 

    부르봉 왕조를 무너뜨린 프랑스 혁명 당시 지역에 군데군데 심어졌다고 한다. 

     

    그러다 루이 18세가 집권하면서 부르봉 왕조가 다시 들어섰고 나무가 뽑혀나갔다고 하는데

    여기만은 살아남은 셈이다. 

     마을을 지키는 목재 조각상들도 몇몇 있다. 

     

    위 사진은 생 조지 상으로, 용을 처치하는 기사의 모양으로 되어 있다. 

     

    결혼하는 여자들이 생 조지의 날인 4월 23일에 여기서 행진한다고는 하는데

    아직도 하는지는 모르겠다. 

    곳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페루주 마을이다. 

    마을이 정말 오래된 만큼, 부서진 건물도 꽤 존재한다. 

     

    앞서 말했듯이 1900년대 초반부터 재건을 시작했는데

    재건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역사적인 장소에는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성당이다. 

    정각마다 종이 울리는 듯한데 

    소리가 꽤나 커서 종이 울렸을 때 너무 놀라서 욕이 나왔다.

    요새였던 마을답게 이런 게이트가 있다.

    이곳이 마을의 정문이다. 

    한쪽에는 결코 성하다고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문이 존재하고

    다른 한 쪽에는 문마저도 없다.

    문은 15세기의 것으로, 꽤나 거친 역사를 지닌 듯했다. 

     

    5. 돌아가는 길, 다시 만난 냐옹 가이드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 원래 왔던 길로 돌아가던 중,

    냐옹 가이드를 만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내려와서 인사나 하자고 제안했지만 

    츄르가 없는 내가 별 볼 일 없었던지, 쿨하게 무시한 냐옹 가이드다. 

    그나저나, 냐옹이들이 참 많았다. 

    뭔가 동화속에 나오는 풍경 같다. 

    기차를 타러 내려가기 전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하늘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6. 리옹보다 재밌었던 페루주 마을

    리옹도 분명 아름다운 도시다.

    하지만 프랑스식 도시라면 파리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이다보니

    뭔가 이렇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페루주 마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쯤일지 모르겠지만 다시 와서 조금 더 재건된 페루주를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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