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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포레스트검프, 운명과 자유의지

by 엘티파크 2023.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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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특징 

 

1994년에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포레스트 검프라는 개인의 일생을 통해 인종차별이나 베트남 전쟁 등 미국 근현대사와 관련된 여러 굵직한 사건들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단순히 사건들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포레스트 검프의 서사와 연관시키면서 소개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 개인의 일생을 통해 미국의 역사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순 역사 영화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제니와 포레스트 간의 러브라인을 보여주면서 우리 인생이 운명이란 것에 의해 정해진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선택하는 것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지, 혹은 둘 다인지,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우여곡절 많은 포레스트 검프의 이야기

 

1.불편한 다리와 일반인에 비해 낮은 지능을 안고 태어난 포레스트   

포레스트 검프는 미국 남부인 앨라배마 주에서 태어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2명이 살기에 다소 큰 집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남는 방은 민박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민박으로 온 손님 중에는 유명해지기 전의 앨비스 프레슬리도 있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했던 포레스트는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가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는 보조장치를 다리에 달게 됩니다. 불행히도 그는 지능도 남들에 비해 낮았기 때문에 학교를 들어가는 데에도 제약사항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의 도움 덕분에 그는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보기에 우스꽝스러운 보조장치를 달고 있고, 지능 또한 낮았기 때문에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합니다. 그런 그를 친구로 대해준 아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영화 전체에 걸쳐서 계속 나오게 되는 제니었습니다. 제니는 아버지로부터 집에서 성폭행 당하면서 사는 불우한 학생이었습니다. 포레스트와 제니는 학교 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방과 후에도 친하게 지내면서 이들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2. 성인이 된 포레스트와 제니, 그리고 재능의 발견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포레스트와 제니는 길을 함께 걷고 있었습니다. 그 둘을 식별해낸 동네 아이들은 포레스트를 괴롭히기 위해 자전거를 타면서 그를 향해 돌을 던졌습니다.  그들로부터 포레스트는 도망을 치기 위해 달리게 됩니다. 달리다 보니 보조장치에는 나사가 빠지기 시작하고, 마침내 부서지게 됩니다. 그런데도 포레스트는 넘어지지 않고 오히려 자전거보다 더 빨리 달립니다. 나중에 성인이 되고 나서는 트럭을 타고 자신을 괴롭히는 불량배들을 달리기로 따돌릴 정도로 빨리 달립니다. 그 광경을 지켜본 미식축구 감독은 포레스트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미식축구 선수로 데려오면서 대학도 입학시킵니다. 그리고 감독이 예상했던 대로, 포레스트의 엄청난 달리기 실력으로 인해 포레스트가 속한 팀이 모든 경기에서 허무할 정도로 빨리 우승하게 됩니다. 미식축구를 너무 잘했던 나머지, 포레스트의 팀은 전미 미식축구 대표팀으로 선정되어 케네디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간담회를 갖습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게 됩니다. 

 

3. 자신의 꿈을 좇지만 갖은 시련에 좌절하는 제니 

포레스트와 제니는 계속 친구로 지내지만, 대학을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서 서로 멀어지게 됩니다. 제니가 보고 싶어져서 제니의 대학으로 온 포레스트는 다른 차 안에서 남자와 성관계를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아파하는 제니를 보면서 포레스트는 남자가 제니를 폭행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여 차 안에 있는 남자를 폭행합니다. 이에 격분한 남자는 제니를 떠나게 되고, 그러한 사실에 화가 난 제니는 오랜만에 만난 포레스트에게 화를 냅니다. 그렇지만 반가운 것도 있었기 때문에 제니는 포레스트를 자신의 방에 들입니다. 방 안에서 제니는 포레스트와 성관계를 시도하지만 화들짝 놀란 포레스트는 이를 거부합니다. 불행히도, 방 안에는 제니와 포레스트 외에도 제니의 룸메이트도 있었기 때문에 제니는 학교에서 퇴교당합니다. 퇴교당한 제니는 본인이 원했던 대로 가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일반적인 가수가 아닌, 퇴폐적 장소에서 벌거벗은 채로 노래하는 가수였습니다. 이 광경을 본 포레스트는 분개하여 공연을 망칩니다. 그리고 베트남으로 파병 갈 것이라고 한 포레스트에게 절대 영웅적인 행동을 하지 말고 꼭 살아서 돌아오라고 당부합니다. 그 말을 포레스트에게 한 이후 퇴폐적인 행동을 다시 하게 됩니다. 

 

4. 베트남 전쟁과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

대학 졸업 이후 모병관의 홍보에 입대를 한 포레스트는 훈련소에서 친해진 버바와 함께 베트남으로 파병갑니다. 그곳에서 소대장인 댄 중위를 만납니다. 댄 중위는 군인 가족의 후손으로,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생각한 군인이었습니다. 어느 날 베트남에서 전투를 치르던 중 매우 불리한 상황에 부닥친 댄 중위는 죽음을 각오하고 진내사격을 상급 부대에 요청하고 최후를 맞이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검프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집니다. 검프는 댄 중위 외에도 구할 수 있는 여러 소대원을 구했습니다. 그러나 절친이었던 버바를 그곳에서 잃게 됩니다. 이후 댄 중위를 포함한 소대원들은 군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습니다. 댄 중위는 부상으로 인해 다리를 절단해야 했는데, 여생을 불구로 살아야 한다는 절망감과, 검프가 자신을 살린 것 때문에 전쟁터에서 죽지 못했다는 분노에 휩싸입니다. 그렇게 그는 미국 본토로 이송되어 제대합니다. 

 

5. 탁구와 명예훈장 

베트남 군 병원에 남게 된 포레스트는 탁구를 하고 있는 전우들을 보면서 탁구를 배웁니다. 탁구를 배워보니 너무 재밌었던 나머지 달인의 경지에 달하게 됩니다. 그의 탁구 실력을 군에서도 알아주고, 더 나아가 미국 정부에서 인정하게 되면서 1971년 핑퐁외교로 알려진 베이징 탁구대회에 미국 대표 자격으로 탁구를 하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위험한 상황에서 전우들의 목숨을 구했던 이력으로 미 본토로 돌아간 이후 포레스트는 다시 백악관으로 가서 미군 최고 훈장인 명예훈장을 닉슨 대통령에게 수여받습니다. 

 

6. 또다시 만난 제니, 그리고 댄 중위

명예 훈장을 수여받은 이후 포레스트는 얼떨결에 반전 운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반전에 대해 연설을 하는 중, 히피가 된 제니를 만나게 됩니다. 제니는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히피 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것을 지켜본 검프는 자신과 함께 앨라바마로 돌아갈 것을 제안했지만, 제니는 그 제안을 거부하고 남자친구를 따라 히피 활동을 계속하게 됩니다. 명예훈장을 수여받은 이후 유명해진 검프는 여러 방송에 출연하게 됩니다. 촬영이 끝나고 방송국을 나가보니 댄 중위가 포레스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알코올중독으로 폐인이 되었으나, 그래도 자기 소대장이라고 생각한 포레스트는 기쁘게 맞이하며 그와 함께 하루를 보냅니다. 그리고 군에서 만났으나 베트남에서 전사한 전우, 버바의 꿈을 대신 이뤄주기 위해 배를 타고 새우잡이가 되겠다는 꿈을 댄 중위와 공유합니다. 댄 중위는 이를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정말 그렇게 되면 자신이 포레스트 밑에서 일하겠다고 비아냥댑니다. 

 

7. 새우잡이가 된 포레스트, 과연 성공할까?

군에서 전역한 포레스트는 버바의 못 이룬 꿈을 대신 이루고자 본격적으로 새우잡이 업을 시작합니다. 핑퐁외교로 유명해진 포레스트는 탁구 회사에서 광고를 허가함으로써 돈을 벌게 되고 그 돈으로 새우잡이 배를 삽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댄 중위는 자신이 말한 대로 포레스트와 일하기로 했습니다. 댄 중위와 같이 일하게 된 포레스트는 다른 경쟁자들 때문에 새우를 많이 못 잡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폭풍이 왔고, 항구에 정박한 모든 배들이 부서집니다. 다행히도, 그때 포레스트의 배는 항해 중이었기에 부서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경쟁자가 없어진 포레스트는 무수히 많은 새우를 잡게 되고, 그에 따라 막대한 부를 얻게 됩니다. 또한, 댄 중위는 포레스트에게 자신을 살려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며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기로 합니다. 

 

8. 어머니와의 이별, 제니와의 재회

어머니가 위급한 상태에 있음을 알게 된 포레스트는 새우잡이 일은 댄 중위에게 맡기고 앨라바마로 돌아갑니다.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이후에 포레스트는 계속 앨라바마에서 잔디깎이 일을 무급으로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에게 돌아온 제니를 보게 됩니다. 히피였던 제니는 마약에 손을 대고 다시 퇴폐적인 생활을 계속하다가 자살할 고민도 여러 번 하다가 앨라바마로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본 제니는 피곤한 나머지 아주 오랫동안 잠을 자다가 포레스트와 산책을 합니다. 산책을 하던 중 자기가 어렸을 때 살았던 아버지의 집을 보고 분노하며 자기 신발을 집어 던져서 유리창을 깹니다. 그리고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데, 자신이 이런 비극적인 인생을 살았던 것이 아버지 때문인 것이 크다고 생각한 것이 그 이유인 듯합니다. 집에 돌아온 둘은 같이 잠을 자는데, 아침이 되어서 제니는 다시 포레스트를 떠납니다.

 

9. 평정심 유지를 위한 달리기

제니가 포레스트 곁을 다시 떠난 이후, 그는 아무 이유 없이 달립니다. 앨라바마를 떠나 태평양이 보이는 캘리포니아까지, 그리고 다시 앨라바마를 향해 뛰면서 미국 전역을 달립니다. 그는 제니를 생각하면서 달리는데, 달리는 순간에는 스트레스 및 여러 부정적인 생각이 해소되기 때문에 여러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뛰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3년 동안 계속합니다. 그동안에 그를 추종하는 사람까지 몇 명 생깁니다. 그러다 뛰는 것이 피곤해지자, 자신의 추종자들을 내버려 두고 다시 앨라바마로 돌아갑니다. 

 

10. 제니의 편지, 그리고 제니의 아들 

앨라바마로 돌아가서 포레스트는 제니에게 편지 한 장을 받습니다. 제니를 찾아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 포레스트는 벤치에 앉아 같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까지의 일생에 대해 소개합니다. 그렇게 소개가 끝나자, 한 할머니로부터 자신이 가야 할 곳이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버스를 탈 필요도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 말을 들은 즉시 제니의 집으로 뛰어갑니다. 제니의 집에 도착하니 제니가 그를 환한 웃음으로 맞이합니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대화하다가 제니의 아들이 집에 도착합니다. 그 아들은 다름 아닌 포레스트의 아들이었습니다. 자신처럼 지능이 낮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똑똑한 아이였다는 것에 안심합니다. 그렇게 재회를 한 그들은 결혼합니다. 결혼식에는 의족을 하고 와이프까지 데려온 댄 중위가 포레스트를 축하해주러 왔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결혼식을 보냈었지만, 제니의 몸에는 치유가 불가능한 바이러스가 있었고, 그랬기 때문에 결혼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제니의 장례를 치르게 됩니다. 눈물의 장례식을 치른 이후 다음 장면에서는 포레스트가 자기 아들을 스쿨버스에 태우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모든 사건은 운명이었을까? 

 

영화가 시작할 때 한 깃털이 하늘 아래에서 내려옵니다. 이 깃털은 내려오면서 바람과 자동차에 의해 날아다니다가 결국에는 포레스트의 신발에 닿습니다. 이 깃털은 포레스트의 운명을 상징합니다. 여러 사건에 의해 깃털은 심하게 흔들리지만 결국에는 포레스트의 신발에 닿은 것처럼, 포레스트 검프의 인생은 운명에 의해 좌우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 포레스트는 항상 운명에 매달리지 않습니다. 그는 자기 의지로 보조장치에서 벗어났고, 그는 자기 의지로 새우잡이의 길을 선택했으며, 달리기도 해 나갑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제니를 포기할 수 있었음에도 그녀와 결혼합니다. 이처럼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운명에서도 그는 자기 의지를 굽히지 않습니다. 물론, 보조장치를 벗어나게 된 것과, 새우잡이 사업이 잘된 것, 달리기로 유명해진 것, 심지어 제니와 결혼을 한 것도 그의 운명에 영향을 받았음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자기 의지대로 무언가 하지 않았다면 위에 열거한 운명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저에게도 운명이 있겠지만, 그 운명을 그저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그 무언가도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해져 있는 것 같은 운명 속에서도 그 운명을 바꿔나가서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을 계속 만들어 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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