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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마지막 황제 : 황제의 파란만장했던 일생

by 엘티파크 2023.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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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시대와 황제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영화 

 

청나라와 만주국의 마지막 황제의 일생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에서는 당시 2살에 불과했던 아이신 교로 푸이가 어떻게 황제가 되었는지와 청나라로 인해 실권을 잃은 후의 삶은 어땠으며, 어떻게 일본의 괴뢰국이었던 만주국의 꼭두각시 황제가 되었고 일본 패전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영화 촬영 장소가 푸이가 실제로 생활했던 자금성이었고 영화 음악과 영상미가 뛰어났기 때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푸이의 삶이 너무나도 파란만장했기에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황제에서 일반 시민이 되기까지, 마지막 황제의 삶

 

1. 2살의 나이로 황제가 되다

아편전쟁으로 외세에 시달리고 청일전쟁에서도 패배하며 청나라는 천자국의 지위를 잃어버립니다. 또한 의화단 운동으로 인해 베이징이 외세에 함락당한 1900년대의 청나라는 당장이라도 나라가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푸이는 황제의 관을 쓰게 됩니다. 당시 청나라의 실권자였던 서태후의 명으로 1908년에 2살의 푸이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황제가 됩니다. 영화에서 푸이는 자금성으로 오라는 서태후의 명령으로 인해 어머니와 이별하게 되고 아버지와 함께 자금성에 입성합니다. 서태후가 푸이를 만나고 그를 황제로 지명된 이후 푸이는 황제가 되는데, 아직 황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푸이는 아버지에게 집에 돌아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황제가 된 아들에게 절을 할 뿐, 아들을 집으로 다시 데려갈 수 없었습니다. 황제 즉위식을 거행할 당시 아직 2살밖에 되지 않은 푸이는 심심한 나머지, 행사 도중 뛰쳐나와 자신에게 절을 하는 수많은 신하를 직접 마주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귀뚜라미를 데리고 온 한 신하에게 호감을 표시하게 되고, 신하는 그에게 자기 귀뚜라미를 선물로 올립니다. 그 이후로 그 신하는 영화에서 황제의 책사로 등장합니다. 

 

2. 자금성에서만 황제인 푸이 

황제가 된 지 3년째 되던 해에 청나라는 신해혁명으로 무너집니다. 이후 중화민국이란 나라가 세워졌지만 황실을 우대하는 조건 덕에 푸이는 자금성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게 되는 대신, 그 안에서만 황제인 신세가 됩니다. 자신이 천하를 다스리는 황제인 줄 알았던 푸이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되고 큰 충격에 빠집니다. 더군다나, 어머니 대신 자기 옆에 있었던 유모 또한 자금성에서 축출되자, 큰 상실감도 느끼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청소년이 된 푸이는 자신의 어머니가 사망하여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자 자전거를 타고 자금성 바깥으로 나가려고 시도합니다. 그러나 바깥에서는 신분이 시민으로 바뀌기 때문에 근위병들이 그를 막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자기 집 밖으로도 마음대로 나갈 수 없는 황제가 된 것입니다.

 

3. 서양식 교육을 받다

청소년이 된 푸이는 영국에서 온 존스턴으로부터 서양식 교육을 받으며 자라게 됩니다. 그랬기 때문에 시력이 안 좋아진 푸이는 황제는 안경을 끼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면서 안경을 착용하게 되고, 성년이 되어서는 변발을 제거하고 서양식 머리를 하고 서양식 의복을 입게 됩니다. 존스턴으로부터 서양식 교육을 받은 푸이는 개혁을 통해 다시 황제국의 부활을 꿈꾸기 시작합니다. 환관들이 자금성 내 자산들을 몰래 빼돌리는 것을 깨달은 푸이는 환관들을 자금성에서 내쫓는 개혁을 하지만 중국 전체에서 그의 권력이 너무나도 약했기에 황제국을 부활시키는 데에는 실패합니다. 

 

4. 자금성에서 쫓겨나다

중화민국 내에서 장제스의 국민당이 집권하게 되면서 황실 우대조건은 폐지되고, 1924년에 푸이는 자금성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후 서구열강들의 조계지였기에, 국민당의 법에서 자유로운 톈진시에서 사치스러운 행동을 하면서 향락적인 생활을 합니다. 그런 생활을 이어 나가던 중, 일본이 푸이에게 접근합니다. 그를 다시 황제로 즉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의 제안에 혹한 푸이는 1931년 만주사변으로 만주로 넘어가기 전까지 일본대사관에서 생활합니다. 그러한 사이에 푸이의 첩 원슈는 자유로운 인생을 위해 푸이와 이혼을 통보하며 제 갈 길을 가게 됩니다. 

 

5. 다시 황제가 되었지만 무력한 것은 여전한 푸이

다시 황제가 되기 위해 푸이는 만주로 갑니다. 즉위식을 거행한 이후 외국 사절들을 맞이하기 위해 황제 의상을 입고 자신만만해졌지만 그가 다시 꼭두각시 황제가 되었다는 것은 본인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청나라가 멸망한 이후 실권자가 위안스카이를 비롯한 중화민국의 군벌이었다면 이제는 만주국의 실권자가 일본군 장교 출신 예술가 아마카스가 된 것입니다. 만주국이 자주국이라고 믿고 있었던 푸이는 어느 날 회의를 하던 중, 만주국과 일본제국이 동등한 국가라는 발언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분개한 일본인들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회의장을 나갔고, 심지어 자기 신하들조차 그의 발언에 황당해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나가면서 푸이는 회의장에 홀로 남아 있게 됩니다. 이 시점부터 자신이 황제지만 황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심지어 실권자 아마카스는 푸이의 부인 완룽과 불륜을 저지르고 완룽을 임신시키는 행동을 하고, 푸이 옆에서 문서에 서명할 것을 사실상 강요까지 합니다. 

 

7. 일본 패전과 함께 몰락한 만주국, 포로로 잡힌 푸이

미국으로부터 원자폭탄을 맞고 일본이 항복하게 되자, 괴뢰국인 만주국 또한 망하게 됩니다. 소련군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을 가려 했지만, 소련군에게 붙잡히게 되고 결국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전범수용소에 수감됩니다. 자살을 시도했지만, 수용소 간부의 저지로 인해 실패합니다. 수용소에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반복 진술하고, 황제였던 시절에 남이 해줬던 모든 것들을 자신이 혼자 하게 되면서 황제에서 일반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에 적응하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이 어떤 잘못들을 저질렀는지 반성하면서 수용소에서 모범수로 석방이 됩니다. 

 

8. 일반 시민 푸이

석방된 이후 푸이는 정원사로 살아갑니다. 이제 그에게는 그 어떤 권력도 없고, 그를 보좌할 그 누구도 없습니다. 이제는 일반 시민들처럼 어떠한 대우도 받지 않고 일반 시민으로 살아가지만 역설적으로 그는 황제였을 때보다 더 행복함을 느낍니다. 자기가 어디를 가든 막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끝나기 전 그는 자신이 2살 때부터 살아왔던 자금성을 방문합니다. 황제가 아닌 일반 시민이기에, 다른 시민들처럼 돈을 주고 입장해야 합니다. 푸이는 자신이 앉아 있었던 옥좌를 아련히 쳐다보는데, 마치 자신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회상하듯이 옥좌를 바라봅니다. 장면은 전환되어 1987년이 되었고, 가이드가 관광객들을 데리고 옥좌에 관해 설명하게 됩니다. 이 옥좌에 마지막에 앉은 황제는 푸이이고, 그가 1967년에 사망했다는 설명을 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꼭두각시의 인생을 살다가 자유로워진 인생

 

돌이켜보면, 푸이의 인생은 황제였을 때보다 일반 시민이었을 때 더 자유로웠던 것 같습니다. 물론 물질적인 면에서는 비록 꼭두각시이나, 황제로서 사는 것이 더욱 편한 일일 수는 있으나, 꼭두각시 황제였기 때문에 자신이 궁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근위병들이 문을 닫아서 어딜 갈 수가 없었고, 행동 또한 제약받았기에 황제로서 삶이 불행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일반 시민이었을 때는 궁핍해 보이지만, 자유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푸이가 더욱 행복해 보였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인생을 살 수 없는 황제로서의 푸이의 삶을 보면서 저 또한 남이 하라는 대로 살기보다는 제 의지대로 살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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