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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평양 침투가 소원이었던 그들의 이야기 <실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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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

<투캅스>, <공공의 적> 등으로 알려진 강우석 감독이 2003년에 내놓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백동호 작가가 저술한 동일한 제목의 책을 원작으로 삼았으며, 실제 실미도에서 있었던 일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미도 사건은 1971년에 시외버스를 탈취한 북파공작원들이 서울에서 자폭한 이후로 역사에서 지워진 사건인데, 이 사건을 다룸으로써 대중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인기에 힘입어서 한국 영화 최초로 1천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북한의 도발로 창설된 684부대. 임무 수행을 못하고 국가로부터 버려진 그들.

1968년 1·21 사태가 발생합니다.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 정찰국 소속 124부대 공작원들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청와대 인근까지 침투한 것인데, 그들의 암살 시도는 국군이 이들을 식별해내면서 실패로 돌아갑니다. 이때 살아남은 유일한 공작원이 김신조였고, 기자회견에서 그가 서울로 침투한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하러 온 것이었음을 공공연히 진술하면서 대한민국도 보복을 준비합니다. 바로 북파공작 부대를 비밀리에 창설하는 것이었습니다. 부대원들은 감옥에서 사형 선고받은 죄수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부대원들은 후에 684부대의 교육대장 최재현에게 제안받고, 이에 응한 인원들이 배를 타고 실미도로 갑니다.

실미도에서 그들은 평양으로 침투하여 김일성을 암살하기 위해 강인한 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들이 평양에서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모든 죄가 사면되고 상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훈련에 열심히 임하기로 합니다. 또한 교육대장은 훈련에 가장 성실히 임한 인원 3명을 선발하여 조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합니다. 강인찬, 한상필, 조근재가 조장으로 선발되면서 리더십을 통해 각 훈련을 잘 받을 수 있게 합니다. 처음 실미도로 왔을 때 훈련병들의 전투력은 기간병들에 비해 낮았으나, 훈련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각종 구타를 통해 벌을 주었고 식사도 영양가가 풍족한 식단으로 제공되면서 이들의 전투력은 단 3개월 만에 북한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로 급격하게 높아집니다. 

훈련받는 과정에서 부상자도 발생하고 심지어 사망자도 발생하지만 그런데도 북한에 침투시키기 위해 훈련은 중단되지 않습니다. 훈련의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684부대 훈련병들의 달리기는 그 누구도 그들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였고, 물속에서 그들은 숨을 참고 있는 수준이 아니라 지상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것 같았으며 그들이 총을 쏘기만 하면 총알은 표적을 비켜 맞는 경우가 없는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북파공작원으로서 평양으로 침투를 개시하지만, 상부의 지시로 작전이 취소됩니다. 무력 통일을 지향하는 것에서 남북 간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기조로 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교육대장 최재현은 상부에 강력히 항의하지만 그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684부대 북파공작원들을 평양으로 보낼 수 없다면 현재 전쟁이 진행 중인 베트남으로 보냄으로써 임무 수행할 것도 건의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비밀리에 그들을 양성하고 있었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또한 상부에서 거절합니다. 결국, 국가는 교육대장 최재현에게 684부대 북파공작원들을 죽임으로써 684부대의 기밀을 유지할 임무를 부여합니다. 만약 이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교육대장을 포함한 기간병들도 다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경고도 붙입니다. 

자기가 키운 북파공작원들을 죽이고 싶지 않지만 기간병들의 목숨도 살리고 싶던 교육대장은 혼란에 빠집니다.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전혀 판단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애매모호한 결정을 내립니다. 교육대장 바로 밑에 있던 조돈일 중사와 박상근 중사를 불러 모아 의견을 묻는 한편, 북파공작원 강인찬에게 물을 떠 오라고 시킴으로써 논의 내용을 들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조돈일 중사는 북파공작원들을 죽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의견을 피력하지만 박상근 중사는 자신을 포함하여 기간병들만은 살 수 있도록 북파공작원들을 죽이는 쪽으로 의견을 냅니다. 결국 의견은 훈련병을 죽이는 쪽으로 기울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강인찬은 전우들과 이를 공유하게 되면서 북파공작원들도 이에 대항하기로 합니다. 조돈일 중사가 북파공작원들을 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 판단한 교육대장은 그를 출장 명목으로 실미도로 내보냅니다. 조돈일 중사가 실미도에서 나온 날에 북파공작원들을 정리하기로 하는데, 이를 눈치챈 북파공작원들은 먼저 공격을 시작합니다. 결국 북파공작원들이 기간병들을 살해함으로써 실미도를 장악하게 되고, 이 상황에 분노한 그들은 청와대로 가서 항의하기로 합니다. 

기간병들의 군복을 입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상태로 실미도를 벗어난 684부대의 훈련병들은 버스를 탈취하고 버스 안에 있던 시민들을 인질로 삼아 청와대로 진격합니다. 그러나 이 상황을 상부에서도 다 알고 있었기에 차단선에 상당히 많은 병력을 배치함으로써 그들의 진격을 막습니다. 차단선을 뚫을 수 없었던 북파공작원들은 버스 안에서 저항하다가 죽거나 다칩니다. 하지만 항복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던 그들은 인질들을 버스에서 다 내보내고 수류탄으로 자결합니다. 그리고 이 상황을 본 조돈일 중사는 북파공작원들이 자결한 버스로 울분을 토하며 달려갑니다. 이 사건이 있고 난 뒤로 보고서가 작성되는데, 각 책임자가 보고서에 서명한 이후에 보고서는 사물함에 보관됩니다. 실미도 사건이 시간이 지나 사람들로부터 완전히 잊혔다는 것을 암시하듯이, 보고서가 보관된 사물함이 긴 시간이 지나 녹이 슬고 페인트가 떨어져 나간 모습으로 변한 것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실제와의 차이점. 평가

영화에서는 북파공작원들의 출신을 범죄자로 표현했지만, 사실은 일반 시민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작전 성공 시 거액의 금액과 장교로 임관할 기회 등을 언급하며 시민들을 모집한 것이었습니다. 북파공작원들의 출신을 범죄자로 표현한 까닭에 유족들이 감독을 고소할 정도로 비판하기도 한, 논란이 많은 영화입니다. 여러 논란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영화는 아니었지만 영화에서 보여준 훈련 장면이 상당히 강렬했고, 껄끄러울 정도로 현실적이었으며 배우들 또한 연기를 잘했기에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액션 영화 장르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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