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금방 지나가게 해주는 루브르
루브르 박물관에는 전시된 작품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하나하나 집중적으로 볼 수 없다.
그래서 그냥 대충 훑고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루브르 박물관에는 아름다운 조각상들이 여럿 있고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여러 보물들과
청동기 유물들도 있고
(청동기 유물은 어딜가나 동일하게 생겼나보다)
돌하르방처럼 생긴 유물도 볼 수 있고
비록 줄을 오래 서야 하긴 하지만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모나리자도 볼 수 있다.
여러 유명한 유물들과 작품들을 보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릿속에 머물렀던 작품은
모나리자와 같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정말 오래되었으면서도 '문명의 발전 속도가 왜 여러 문화권마다 상이한가'를 생각하게 한 작품은 다름 아닌
한 기둥이었다.
2,500년의 세월을 담은 페르세폴리스 아파다나 기둥
여러 전시품들을 구경하다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이 기둥이었다.
루브르에 기원전 유물들이 많이 있다보니 이 기둥 또한 기원전의 유물이라고 짐작이 갔다.
그래서 설명을 보았다.
전면이 황소로 되어 있는 기둥머리- 기원전 510-500년
5.32m 정도 되는 이 기둥머리는 총 높이가 거의 21m에 이르렀던 기둥의 상단을 한때 이루고 있었다. 이 기둥머리는 여러 문명의 요소들을 통합시킴으로써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예술의 복합적인 성질을 묘사한다. 황소들은 아시리아(현재 이라크)의 궁전에 있는 조각상들로부터 영감을 받았고 로제트가 달린 소용돌이꼴과 세로로 흠을 판 축들은 그리스 이오니아와 리디아 왕국(현재 터키)의 건축양식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전체적인 모습은 이집트 문명의 요소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완성되었다.
기둥머리는 여러 원본 조각들을 석고로 붙임으로써 재건되었다. 목재 기둥은 19세기에 복제된 것이다.
오래된 것인 줄은 알았지만 2,500년의 세월이라니.
2,500년이라는 세월과 더불어 나를 놀라게 한 건 기둥의 스케일이었다.
5m짜리 기둥머리도 꽤나 장엄한데 원래 기둥의 총 길이가 약 21m였다니.
2,500년 전의 기술이 맞나 싶을정도로 놀라웠다.
그래서 원래 모습이 어땠을지가 매우 궁금하여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이 웅장한 건물이 2,500년 전에 만들어진 건물이라는데, 믿겨지지가 않았다.
2,500년 전이면 우리는 고조선이었는데,
이건 단군 할아버지도 경악을 금치 못할 건축물이다.
이 건물의 기둥이 바로 루브르에 전시된 기둥이다.
2,50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페르폴리스의 아파다나는 이전의 화려함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2,500년 전의 모습이 어땠을지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웅장함은 아직도 건재하다.
현대에 와서도 이런 건축물을 만들기 정말 어려울텐데, 2,500년 전의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이런 웅장한 건물을 만들 수 있었을까.
그것도 그렇지만 우리는 왜 이런 건축물을 만들지 못했을까.
그러는 동시에 왜 어느 문명은 고도로 발전했고, 어느 문명은 상대적으로 뒤쳐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크게 들었다.
이전에 <총, 균, 쇠>라는 책을 첫 챕터만 읽고 덮었던 적이 있다.
<총, 균, 쇠>라는 책은 앞서 내가 가진 의문에 대한 답을 연구했던 교수가 집필한 책인만큼,
그 책을 읽음으로써 문명 간의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알아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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