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1. to 부정사도 모르는데 수능 영어 1등급, 토익 950점을 받다
토익은 2021년도에, 수능은 2015년도에 응시하였다.
거짓말 같겠지만 수능 응시 때는 to 부정사가 뭔지도 몰랐다. 뭔가를 부정하는 건 줄 알았다.
조동사는 Joe라는 사람이 창시한 개념인 줄 알았다.
최근에 알게 된 것인데, 영어 문장 형식에 1형식부터 5형식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이걸 왜 나누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
토익 990점이나 수능 영어 100점은 아니지만(수능 때는 영어영역 1개 틀린 것으로 기억한다)
토익 950점과 영어 1등급은 나름 높은 점수라고는 생각한다.
최근에는 토익 965점과 텝스 503점을 얻었다.
그런데 문법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토익 965점에 텝스 503점, 영어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을까?
초등학생 때 어머니를 따라 미국에서 2년 정도(4-5학년 때) 살아서 그런 것일까?
물론 그럴 수 있다. 그 영향도 분명히 있다는 걸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 영향 덕분에 중학생 때 공부를 전혀 하지도 않았지만 영어 성적이 괜찮아서 외고까지 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초등학생이 말을 해봤자 얼마나 수준 높은 말을 하겠으며 어휘력이 높아봤자 얼마나 높겠는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토익 점수는 아마 500점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머지는 본인이 나름의 방식대로 공부해서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난 왜 다른 사람들처럼 영어를 학습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영어를 학습했는지에 대해서 풀어보고자 한다.
2. 그 누구도 태어나자마자 문법을 배우지 않는다
2.1. 12년동안 영어를 배웠음에도 말 한마디 못하는 사람은 수두룩
글쎄, 정말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기가 태어나서 모국어를 배울 때 문법부터 배우지는 않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랬고 나머지 모든 분들도 한국어를 처음 배울 때 용언이 무엇이고, 격조사가 무엇이며 하는 것을 배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영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에게 문법에 중점을 두고 가르친다.
교육부에서도 나름 생각을 가지고 한 것이겠지만 이 방법이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만약 효과적이었다면 왜 다들 영어를 12년 배우고서도 영어로 말 한마디 못하는 사람들이 이리 많을까.
스피킹을 안 가르쳐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한 언어를 12년동안 배웠다면 자기 생각을 해당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2.2. 문법을 중점으로 교육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
문법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느끼는 이유는 바로
어떤 말을 한다고 할 때 항상 '내가 문법에 맞게 말하고 있는가'를 의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모국어도 문법에 맞지 않게 말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이를테면 '소개시켜줄게'. '소개'한다는 것은 이미 피동이기 때문에 '소개시켜줄게'는 이중 피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개해줄게'가 맞는 말이다.
(물론 '소개시켜줄게'가 맞는 경우도 있다. 군이나 경찰에서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는 '소개령'에 따라 민간인들을 소개시킬 수 있다.)
이렇듯 모국어도 문법에 맞지 않게 하는데도 영어 문법을 너무나도 따진다.
영어 문법을 틀리면 무식하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영어를 무조건 문법에 맞게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고,
자신 없는 사람들은 아예 말을 하지도 않는다.
그 누구도 한국어를 처음 배울 때,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내가 문법에 맞게 말하고 있는가'를 생각하고 말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러다 보니 영어라는 과목이 수학 과목과 동일하게 여러 공식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쯤 되면 언어가 아니라 과학을 배우는 것 같다.
3. 내가 영어를 학습한 방법
3.1. 토익 950, 수능 영어 1등급을 맞게 해준 방법
미국에서 2년간 살면서 미국 친구들과 어울리며 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한 것 외에도
한국에 돌아와서 입시라는 장벽에 부딪혀 영어를 학습한 것이 있다.
바로 책이나 지문을 많이, 반복해서 읽는 것이다.
한마디로 하자면 이렇다. 하지만 너무나도 막연하기 때문에 부연 설명을 하고자 한다.
3.2. 말은 쉽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쉽지 않다
지문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만약에 내가 밑줄친 단어들을 모른다고 했을 때, 위 사진에서와 같이 해당 단어 위에 단어의 뜻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으로는 도움이 잘 안 된다. 지문 내용을 이해해야지 밑줄 치고 단어 뜻을 쓴 것이 의미가 있어진다.
그러면 문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저 지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바로 번역된 해설지를 보면서 대조를 해 가며 이해하는 것이다.
제일 좋은 것은 나름의 해석을 하면서 해설지의 해설과 비교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단계에서는 정말 고통스러울 정도로 어려울 것이다.
나 또한 어려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계속 반복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3.2.1. 어휘가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다들 단어장을 많이 봤을 것이다. 나도 많이 봤다. 그런데 단어장을 보면서 기억에 많이 남는가?
아마 많이 안 남을 것이다.
그리고 단어장을 본다고 해도 문맥 속에서 읽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의미들이 있는 단어의 경우,
해석하는 데 있어 여러 애로사항들이 꽃핀다.
하지만 위에서 제시한 방법을 따를 때에는 단어를 외우고 싶지 않아도 외우게 된다.
물론 해당 지문을 여러번 반복해서 봤을 때의 일이지만.
이는 지문 내용이 기억이 나기 때문에 단어가 내용에 따라서 기억나게 되는 것이다.
본인은 수능을 친 지 약 8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 수능 지문에서 나왔던 구절이 기억난다.
'Unarticulated fear'.
몇년도 수능인지는 기억 안 나지만 지문을 반복해서 읽다보니 해당 지문의 내용과 더불어서 단어가 기억난다.
3.2.2. 독해력이 늘어난다
이건 한국어도 마찬가지다. 글을 읽다보면 차츰차츰 읽는 속도가 붙게 된다.
영어라고 예외가 있을 리 없다. 처음에는 느릿느릿하게 읽다가도 여러번 읽다보면 속독이 가능해진다.
물론 이는 지문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여러번 반복해서 여러 지문들을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3.2.3. 문법 문제도 어느정도 커버 가능하다
물론 100% 커버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지문들을 여러번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것들이 부자연스러운지 감이 온다.
마치 이런 느낌이다.
'박성배가 집에 간다'와 '박성배이 집에 간다' 중에서 맞는 것은 당연히 전자다.
물론 주격조사 이/가를 쓸 때 받침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쓰고 없을 경우에는 '가'를 쓴다는 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과연 이 문법 지식을 가지고 '이'를 쓸지 '가'를 쓸지 선택하나?
그냥 '박성배가'가 맞지, '박성배이'는 틀렸다고 직감적으로 느껴진다.
마찬가지다. 여러번 읽다보면 어떤 것이 문법적인 오류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여러 지문들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문법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 가능하다.
물론 원어민이 아닌 입장에서 틀릴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어떤 것이 문법적으로 맞는지 확인하면 된다.
문법 문제만을 여러번 풀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이렇게 해서 데이터를 쌓는 것이다.
3.3. 그럼 리스닝은?
리스닝 같은 경우는 리딩과 동일하게 많이 들어봐야 한다.
그런데, 뭐 토익 리스닝 파일 따위를 들으라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것을 들으면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nrMbVE82Yrg
본인은 총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유튜브에서 총기 관련 채널들을 자주 시청하는 편이다.
또한, 미국 문화나 영어권 문화에 관심이 있어서 여러 영상들을 본다.
다들 관심사가 있을 것이다. 해당 관심사에 해당하는 채널들 중 영어로 말하는 채널을 보면 정말 많이 도움이 된다.
물론 한번 듣자마자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여러번 반복해서 들어야지 도움이 된다.
3.4. 수능 지문은 너무 어렵고 유튜브 채널로 듣기하는 것도 어렵다면
리딩의 경우에는 책을 읽는 것이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와 같은 책을 한국어로 읽고 내용이 다 이해된 상태에서
원서로 넘어가면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읽는 것이기 때문에
내용을 전혀 모르고 내용도 지루한 수능 지문에 비해서 난이도도 쉽고 재밌을 것이다.
이런 책들을 많이 읽으면 독해 부분에서 크게 개선이 된다.
물론 이 때도, 모르는 단어를 계속해서 찾는 등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안 하면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리스닝의 경우에는 영화를 보는 것이다.
한번은 한국어 자막을 켜 놓고 영화를 보되, 다음번에는 영어 자막을 켜 놓고 들어보는 것이다.
이 또한 처음에 잘 안 들리겠지만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 가서는 영어 자막을 안 켜도 무슨 말을 하는지 다 들린다.
명심해야 할 것은 영어는 한 언어이다. 수학이라든지, 과학처럼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처음에는 큰 효과가 안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 방법이 학원에서 조동사가 무엇이고, be 동사가 무엇인지를 배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장담한다.
4. 그렇다면 문법은 그냥 헛것인가?
전혀 아니다. 문법 또한 필요하다.
다만, 우리가 한국어를 어느정도 말하고 쓸 줄 아는 상태에서 문법을 배우듯이,
영어도 그런 식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내가 영어 문법을 가르치는 것에 부정적인 것은,
말도 할 줄도 모르고, 영어로 뭐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영어 문법을 가르치는 것에 한해서만 부정적인 것이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낮은 상태에서 문법을 가르치는 것은
학생들이 영어를 더 이상 언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나 과학처럼 바라보게 한다고 생각한다.
문법을 배우고 나면 본인이 하는 말을 더 다듬어서 말을 할 수 있고,
글을 쓸 때에도 정돈된 방식으로 쓸 수 있다.
우리가 한국어를 구사할 때와 마찬가지로 문법은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을 할 때마다 문법적으로 '이게 맞냐 저게 맞냐' 이런 식으로 안 따지고
필요할 때마다, 이를테면 어떤 글을 쓰는데 맞춤법이 맞는지 확인할 때 쓰듯이
영어 또한 기본적으로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가 된 상태에서 보조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것이다.
5. 결론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는 한국 영어 교육의 문제점, 그리고 내가 문법을 무시하고도
어떻게 수능 영어와 토익 고득점을 맞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결국에는 어휘를 문맥 속에서 많이 습득하면서 많이 읽고, 번역본과 원문을 대조해가면서 이해를 하고, 많이 영어로 된 걸 많이 들으라는 간단한 말이었다.
말은 간단하지만 행동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만큼, 노력이 결실을 무조건 맺는다고 확신한다.
또한, 물론 본인이 문법을 무시하고도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문법이 결코 쓸 데 없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보조적으로 쓰인다면 자신의 생각을 다듬어진 형태로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법을 알면 좋지만, 아는 게 문법 뿐이라면 문제가 된다.
둘 중 누가 더 언어를 잘 하는 사람인가.
1. 문법에 어긋나게 말하지만 아무튼 자기 의견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는 사람
2. 문법은 정말 해박하게 알지만 실제로 말하는 데 있어서 제약이 있는 사람
둘 다 문제지만 1번이 더 언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데에는 다들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영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34번 지문 해석 및 문제 풀이 (1) | 2024.03.27 |
---|---|
텝스 공부하면 무엇이 좋을까? 텝스 시험 장점 (1) | 2024.02.28 |
텝스 500점대 공부 꿀팁, 단어 엑셀 파일 공유 (0) | 2024.02.28 |
텝스 500점, 토익 점수는 몇 점? 점수 환산표 신뢰성 (0) | 2024.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