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CIA의 작전을 영화로 재구성하다
<아르고>는 감독이자 배우인 벤 애플렉이 감독한 영화입니다. 2012년에 개봉한 영화는 1979년에 실제로 있었던 주 이란 미국대사관 인질 사건에 대해서 다루고 그 대사관 직원들 6명이 어떻게 이란에서 빠져나왔는지 자세히 묘사합니다. 이란 정부의 군부에서 대사관에서 근무한 인원 중 6명이 인질 목록에 없는 것을 알게 되면서 상황은 더 격해지고, 그들을 재빨리 구출해야 하는 미국 정부는 이들을 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방법을 강구합니다. 미국이 내놓은 묘책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발상으로서, 죽음을 부르는 역경에 처해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용감하며 재치 있는 면을 아낌없이 보여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촬영하는 척하면서 구출시키는, 기상천외한 작전
1978년 이란에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있었습니다. 당시 이란 정부는 팔라비 왕조로서, 급진적인 서구화 정책들을 펼치는 과정에서 부정부패 등으로 민심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정책은 반미를 주도하던 이슬람 세력의 확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결국 1979년에 팔라비 2세가 외국으로 망명하면서 이란 혁명이 일어났고, 이를 계기로 이슬람 세력이 권력을 쥐게 되었습니다. 이슬람 세력은 친미를 표방하면서 부정부패가 일어나게 한 장본인인 팔라비 2세를 이란으로 귀국시켜서 처형하길 원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팔라비 2세는 미국에서 암 치료받고 있었고, 미국은 그를 본국으로 송환시키라는 이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대응에 상당히 불쾌했던 이란 국민들은 이미 팔라비 왕조와 미국에 대한 증오가 극에 달해 있던 터라, 결국 주 이란 미국대사관을 점령하게 됩니다. 이에따라 52명의 대사관 직원들이 인질로 잡혔습니다.
그러나, 이 혼란의 와중에 대사관을 빠져나간 직원들이 6명이나 있었습니다. 당연히 거리에서 활보하면 군중들에게 잡힐 것이 뻔했기에 이들은 캐나다 대사관으로 가서 숨어지냅니다. 미국에서는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강구해보았지만, 실효성 있는 방법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혼돈의 상황에서 CIA 구출 전문 요원 토니 멘데스가 우연히 혹성탈출을 보면서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바로 영화 촬영하는 시늉을 하면서 직원들을 캐나다 영화 스태프이라고 속인 후에 구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실제로 할리우드로 가서 분장술에 통달한 존 체임버스를 만나고 영화 제작자도 만나면서 가짜 영화를 만드는 작전을 시작합니다. 영화 제목은 "아르고"라 명명하고 이란 정부를 제대로 속이기 위해 각본과 스토리보드를 만드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기자 초청까지 가집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란으로 들어간 토니는 직원 6명을 만나고 이들을 영화 스태프로 위장시킨 후에 이란 공무원의 대동 하에 영화 촬영 장소를 알아보는 척을 합니다. 그렇게 계획대로 다음 날 이란을 같이 빠져나갈 생각을 하던 중, 상부로부터 작전을 취소하라는 지시받습니다. 이유는, 미국이 군사작전을 실시할 예정이기도 하고, 작전을 실행하다가 발각될 경우에는 꼼짝없이 스파이로 몰려 처형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대사관 내에는 그들의 자료가 비록 파쇄되었을지라도 존재하고, 시간만 충분히 주어지면 이란도 탈출한 6명의 신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토니는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작전을 실행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작전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인가가 필요했고, 당장 다음날 비행기표가 필요한 상황에서 시간이 급박했습니다. 그런데도 토니는 공항에 갑니다. 때마침 대통령의 허가로 비행기표가 발급되었고, 출국수속만 잘 받으면 문제없이 이란을 떠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란 군인들의 의심으로 억류됩니다. 억류된 상황을 서둘러 벗어나기 위해 토니는 자신을 포함해서 억류된 사람들은 영화 촬영 스태프들이라는 말과, 영화 각본, 포스터 등 개연성 있는 자료들을 보여줍니다. 그런데도 의심쩍어하는 이란 군인은 이 영화와 관련된 사무실에 연락함으로써 마지막으로 확인해봅니다. 작전 취소로 사무실이 폐쇄되었지만 다행히도 남아 있는 사람 덕분에 이들은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게 됩니다. 비행기에 탑승한 찰나에, 파쇄된 자료를 이어 붙인 이란 정부는 탈출한 6명에 대한 신상을 확보합니다. 조금 전에 보내준 인원이 그 6명이란 것을 알게 된 이란 군인은 비행기를 막아보려 하지만 비행기는 이미 출발했고, 토니와 6명의 대사관 직원들은 이란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합니다.
평가, 사실과 차이점
<아르고>는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90%의 점수를 받았고 평론가들은 당시 이란의 정치적인 긴장감과 폭동을 실제로 잘 묘사한 것을 호평하였습니다. 또한, 6명의 직원이 실제로 구출되는 것은 다 알고 있음에도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호평 속에서 <아르고>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색상, 편집상 3개 분야에서 수상하였습니다.
반면 영화인만큼, 사실과 차이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안 좋게 평가받았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대사관 직원들이 영국 및 뉴질랜드 대사관으로 대피하려고 했을 때 영화에서는 영국과 뉴질랜드가 이들과 엮이기 싫어서 안 받아 준 것으로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영국과 뉴질랜드 정부도 이들을 돕기 위해 힘을 썼습니다. 애초에 6명의 대사관 직원들이 캐나다 대사관으로 간 것이 영국 대사관에서 추천해서 간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차이점이 있음에도 전체적으로는 매우 잘 만들어진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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