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을 하면서 떠올랐던 건, BB탄 총 제조회사로 잘 알려진 '도쿄 마루이', 'KSC' 등과 같은 회사들이 일본 회사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BB탄 총을 파는 회사도 있으니 당연히 BB탄 사격장도 있지 않겠냐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우리나라에 널린 것이 BB탄 총 사격장이지만 각종 규제로 인해 파워가 강력하지 않고, 무엇보다 '칼라파츠'로 알려진 주황색 총구가 보기 싫었다.
일본은 그런 규제가 없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보다 더 강력하고, 실제와 근접한 BB탄 총을 만져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구글에 도쿄 사격장이라고 하니 크게 검색되는 것은 없었는데, '오타쿠들의 성지'라 불리는 아키하바라에서는 각종 컨셉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혹시 몰라 '아키하바라 사격장'이라고 검색을 해 보니 이 TARGET-1이라는 곳을 찾게 되었다.
1. 위치
위치는 지도에 나온 바와 같다. 아키하바라에 있어서 각종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보이는 건물 쪽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사격장으로 이동하면서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곳으로 진입하게 되니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지도가 잘못된 건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다.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위치해 있는 곳은 월세가 많이 비싼가보다.
비비탄 총을 사격하러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건 처음 해보는 일인 것 같다. 마치 실탄 사격장으로 가는 기분이다.
포스터를 보아하니 BB탄 총도 판매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판매하는 총이 전시되어 있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어디 창고에 총을 보관하고 있거나 도쿄 마루이의 협찬을 받아서 포스터를 붙여 놓은 것 같다.
2. 엄청난 양의 총기, 그리고 실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디테일
안에 들어와보니 총기들이 이곳 저곳 걸려있었다. 만지지는 못하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지만 눈으로 봤을 때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철 재질로 만들어진 것 같이 보였다. '칼라파츠'가 없다보니 정말 실총을 보는 것 같았다.
사격장 내에는 여러 총기들이 있었다. 권총으로 말하자면 M1911, Glock, USP, 등이 있었고 소총으로 말하자면 AK 계열 소총들, AR 계열 소총들, Sig사 소총 등등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저격총도 있으며 MP5와 같은 기관단총들도 있었다. 기관총을 빼놓고 보면 없는 총이 거의 없는 듯했다.
그리고 일본에 있다보니 자국 소총에 대한 자부심도 어느정도 있는 것 같았다. 89식 소총도 있었는데, 그렇게 평이 안 좋다니 어디 얼마나 안 좋은지 평가해보고자 한번 만져보고 싶었다.
89식 소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구 일본제국군이 썼던 아리사카 소총도 BB탄 총으로 있었다. 너무 신기해서 다음에 일본 온다고 하면 쏴봐야겠다. 딱 봐도 오래 되어 보이는 게 철제 재질에 문양까지 박혀있다보니,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면 진짜 전쟁 때 썼던 총이라고 믿을 법도 할 것 같다.
조준경도 판매를 하고 있었다. 노벨 암스라고 하는데, 처음들어 보는 곳이라 찾아보니 일본산 자체제작 조준경인 듯하다. 가격이 20만원 정도로 저렴하다보니 실총용은 당연히 아닌 것 같고 BB탄총용일 것으로 생각된다. 하긴 BB탄 총이다보니 여기서 EO tech나 Vortex 조준경까지 필요할 리는 만무하다.
3. 가격표-가격이 비싼 것인가 저렴한 것인가.
처음에 가격표를 봤을 때는 '아 참 비싸다'라는 생각이 앞섰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제일 저렴한 것이 만원정도 하는데, 이는 BB탄 권총 70발을 쏠 때다. 한국에서도 20발 정도 사격한다고 하면 한 4천원 정도 냈던 것 같은데, 그걸 생각하면 저렴한 것 같다.
제일 비싼 게 3만 5천원정도 하는데, 가스작동식 BB탄 소총 200발이면 그럴싸한 가격이라 생각된다. 물론 '20발 정도로 끊어서 가격을 낮췄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그렇게 하면 조금 덜 부담스러운 가격이 권총과 소총을 둘 다 쏠 수 있을텐데 말이다.
4. 대기 시간
발 수가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시간제이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다소 길다. 본인은 한 15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아무래도 바쁜 일정이 있는 분들이라면 가는 것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좀 다르게 말하면 정해진 시간 내에서 눈치 볼 필요 없이 여유롭게 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것도 같다. 물론 본인은 정해진 10분 중 한 4분만 쏘고 70발을 다 소모했기에 큰 의미는 없었지만.
5. 사로에서
직원이 총기를 사로에 놓고 나서 들어오라는 사인을 보냈다. 사로에 들어서니 '이거 어떻게 다루는지 아느냐'고 물어보았다. 이미 권총사격은 미국에서도 그렇게 한국에서도 많이 했던지라, 질문에는 여유로운 웃음기를 띠며 '안다'고 답을 했다. 군에서 했듯이 약실 확인, 안전검사를 실시한 이후, 노리쇠 후퇴고정-탄알집 결합-노리쇠 전진으로 장전을 마무리 했다.
그렇게 사격을 실시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놓쳐서 실력이 많이 죽은 듯했다. 그래도 한발 한발 정성껏 쏘면서 사격연습을 하니 지난날의 기억들이 떠올라 실탄으로 사격을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6. 끝마치며
본인이 알기로는 도쿄에는 BB탄 사격장이 그렇게 많지 않은 듯하다. 본인은 총기에 관심이 많은지라 이곳에 왔지만 혹시 도쿄에 와서 칼라파츠 없이, 정말 실총같은 BB탄을 쏴보고 싶다면 아키하바라에 있는 이 TARGET-1 사격장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직원분들이 영어도 좀 되는지라 영어를 좀 한다면 의사소통하는 데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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